“병원 자료 삭제하고 나와라”…전공의들 ‘집단 사직’ 전 공유된 글

경찰, 수사 착수

‘빅5’ 전공의 오늘 집단사직…전국 확산할 듯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전용 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19 연합뉴스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병원 자료 삭제 등을 촉구하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인 ‘메디스태프’에는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인계장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지우고 나와라. 세트오더(필수처방약을 처방하기 쉽게 묶어놓은 세트)도 다 이상하게 바꿔 버리고 나와라. 삭제 시 복구 가능한 병원도 있다고 하니까 제멋대로 바꾸는 게 가장 좋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새벽 1시 30분쯤 해당 글을 본 시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를 추적하는 등 본격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글 작성자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16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이날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빅5 병원은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을 말한다.

이 가운데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이보다 하루 앞선 이날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움직임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 인턴 21명 전원과 레지던트 23명(전체 48명) 등 전공의 44명은 사직서를 내고 이날 오전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제주대병원의 경우 지난 16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파견의 18명을 포함한 전공의 93명 중 53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 한라병원도 파견의 10명을 포함한 전공의 23명 중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의 경우 전날 오후 6시 기준 길병원은 전공의 196명 중 42명, 인하대병원은 158명 중 64명, 인천성모병원 92명 중 38명이 각각 사직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 시간부로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한다”며 “오늘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현황이 파악되면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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