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과 똑같이 통과” 머리도 1㎝로 싹둑…첫 여군 심해잠수사 탄생
김민지 기자
입력 2024 08 30 11:20
수정 2024 09 01 09:25
대한민국 해군 최초로 ‘여군 심해잠수사가’ 탄생했다.
해군은 30일 경남 진해 해난구조전대(SSU) 해난구조 기본과정 수료식에서 모두 64명의 교육생(장교 9, 부사관 24, 병 31명)이 수료하고 심해잠수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위 진급이 예정된 문희우(27) 해군 중위는 여군 최초로 심해잠수사 휘장을 거머쥐었다.
이들 신입 심해잠수사는 12주간의 강도 높은 교육훈련을 통해 해난구조 임무 수행에 필요한 강인한 체력과 구조기술을 습득했다.
매일 약 7시간의 수영훈련과 주 차별 4~9㎞ 달리기를 시작으로 7주차부터는 매일 10㎞ 달리기, 해상 3해리(약 5.5㎞) 맨몸수영, 4해리(약 7.4㎞) 핀·마스크 수영, 130ft(약 39m) 잠수훈련 등으로 강도가 높아진다.
기본과정을 수료한 심해잠수사 중 장교와 부사관은 14주간 추가 교육을 통해 표면공급잠수(SSDS) 체계를 이용해 최대 91m까지 잠수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문 중위는 대학에서 체육학과 해양학을 전공하고 학사사관후보생 132기로 입대해 2022년 6월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호위함 대구함에서 항해사, 해군교육사령부에서 군수계획담당으로 근무하다가 올해 4월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지원했다.
문 중위는 심해잠수사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 시절부터 스쿠버다이빙과 인명구조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물과 친숙했고, 물에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실제 심해잠수사 과정에 지원하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했지만 문 중위는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군인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지원서를 썼다.
해난구조 기본과정에 여군은 단발머리로도 입교할 수 있다. 그러나 문 중위는 머리가 길면 수영 등 훈련에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어깨까지 내려오던 머리를 입교 전날 약 1㎝만 남기고 잘랐다.
그는 “교육과정 내내 머리 자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편해서 계속 유지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군과 같은 기준의 체력·수영 검정을 거친 뒤 기본과정에 입교했다. 입교 후에는 “하루하루가 내 한계를 시험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문 중위는 “장거리 바다 수영 도중 먹은 초코빵, 에너지바, 사탕이 기억난다”며 “바다에 떠서 바닷물과 달콤한 간식이 함께 입에 들어갈 때 ‘단짠단짠’의 느낌은 고급 디저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한 맛이었다”고 회상했다.
SSU에 지원하기로 결심한 이후부터 약 1년간 체력 단련에 부단히 힘썼지만, 구조자 자신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인명구조 훈련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문 중위는 “인명구조 훈련은 뜀걸음, 체조, 수영, 중량물 착용 입영 등으로 체력을 거의 소진한 상태에서 시작된다”며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고 물도 많이 먹었다. 물속에서 눈앞이 노래지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훈련 후 신체 회복 속도가 더뎠던 것 같고 체력 훈련을 따라가는 데 애를 먹었지만,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남군과 같은 기준을 통과해 ‘여군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문 중위는 “나는 첫 여군 심해잠수사이자 새로운 도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일한 여군 심해잠수사일 것”이라며 “후배들이 나를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난구조 전문가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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