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만 못하다”…소방관 한끼 식사 3000원대 ‘부실’
조희선 기자
입력 2024 10 04 09:33
수정 2024 10 04 09:33
소방공무원의 한 끼 급식 단가가 3000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식단을 관리할 영양사가 아예 없는 곳도 있었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 A 소방서의 한 끼 급식 단가가 3112원에 그쳤다. 경남 B 소방서는 3852원, 전북 C 소방서는 3920원에 머물렀다.
전남 D 소방서, 강원 E 소방서, 울산 F 소방서, 서울 G 소방서는 한 끼 급식 단가가 4000원대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소방청에서 전국 241개 소방서 가운데 지역별로 1곳을 표본으로 선정해 조사한 결과다.
3000원대의 급식 단가는 보통 4000원대인 편의점 도시락에도 미치지 못한다. 서울시 공립고등학교의 무상 급식 단가(5398원)나 서울시 결식 우려 아동 급식 단가(9000원)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다.
급식 단가는 소방서별로 최대 두 배까지 차이가 났다. 이번 조사에서 급식 단가가 가장 높은 곳은 인천 H 소방서로 6887원이었다.
급식 단가가 지역별로 제각각인 이유는 시도별로 소방공무원 급식 예산 지원 근거가 다르기 때문이다.
소방공무원 급식비는 공무원 정액 급식비(14만원)에 시도별로 지원하는 부식비와 영양사·조리사 인건비로 구성된다.
공무원 정액 급식비가 일반 행정 공무원의 경우 한 달 20식(하루 두끼)을 기준으로 하지만 현업 공무원(3교대 근무자)의 경우 한 달 30식(하루 세끼)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한끼 단가가 떨어진다. 소방관은 내근직을 제외하고 대부분 현업 공무원으로 분류된다.
균형 있는 식단을 위한 영양사가 아예 없는 곳도 있었다. 전남 지역 소방서에는 영양사가 1명도 없었으며 전북·경북·제주 지역의 소방서에는 영양사가 1명에 불과했다.
한 의원은 “소방관의 한끼 식사는 ‘국민을 구하는 힘’으로 이제는 소방력을 저해하는 부실 급식을 끝내야 할 시점”이라며 “소방청은 인사혁신처와 현업 근무자 정액 급식비 인상 논의를 시작으로 시도별 급식 체계 전수 조사와 조례 제정을 통해 급식 체계 일원화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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