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88% 전염병 확산에…“다음 팬데믹도 예고없이 올 것” WHO 경고
하승연 기자
입력 2024 10 16 15:49
수정 2024 10 16 15:49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이은 또 다른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도 국제사회가 준비할 시간 없이 닥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보건 분야에 선제적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5일(현지시간) WHO에 따르면 국제적 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은행과 WHO가 조직한 글로벌 준비태세 감시위원회(GPMB)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에만 위험 수위가 높은 감염병 17가지가 발생하는 등 팬데믹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최근 르완다에서 확산한 치명률 최고 88%의 급성 열성 전염병인 마르부르크병과 지난 4월 미국에서 가축을 통한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 등을 고위험 감염병 사례로 들었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마르부르크병 발병 선언 이래 르완다에서는 지금까지 46명이 확진됐고 그중 12명이 숨졌다. 5명은 회복됐으며 29명은 격리 치료 중이다. 아울러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와 접촉한 최소 400명을 확인해 일부는 격리 시설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가 1년 4개월 만에 다시 선언된 엠폭스(옛 명칭 원숭이두창) 역시 고위험 감염병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다음의 팬데믹은 우리가 완벽하게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며 “미래에 닥칠 도전을 견딜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1차 의료 시스템에 지금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WHO는 팬데믹 위험을 키우는 요인도 보고서에 기술됐다고 소개했다. 주요 요인들로는 국가 간 내지 국가 내부의 신뢰 부족, 불평등한 보건 여건, 집약적으로 이뤄지는 농업, 인간과 동물 간의 교차 감염 가능성 등이 꼽혔다.
디지털 기술은 보건 위기에 신속한 대응할 수 있게 해 주지만, 잘못된 정보를 빠르게 확산시켜 위험을 증폭하는 요인도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WHO는 “모든 국가가 보건 시스템을 강화하고 취약 계층에 대한 보건 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어야 팬데믹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각국의 시선이 인간 사회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WHO는 “인간과 동물, 환경이 서로 맞물린 지점을 모두 아우르는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며 “건강과 복잡하게 연결된 여러 부문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래에 닥칠 보건 비상사태에서 회복할 수 있는 힘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기술 향상, 보편적인 보건 인프라, 다양한 팬데믹 위험 요인에 대한 이해 증진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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