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니는 잘했나”…나훈아, 은퇴 콘서트서 정치권 작심 비판
이보희 기자
입력 2025 01 11 10:43
수정 2025 01 11 10:43
“국민 위한 정치인 맞나…국방·경제 생각해야”
“군 체포 상황 등 생중계…北 김정은이 좋아할 듯”
가수 나훈아(78)가 약 58년 가수인생을 정리하는 마지막 콘서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두고 사분오열한 정치권 전체를 비판했다.
11일 가요계와 참석자 후기 등에 따르면 나훈아는 전날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돔에서 열린 전국 투어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 서울 공연 첫날 무대에서 정치인들을 겨냥해 “지금 하는 짓거리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냐”고 쓴소리를 했다.
나훈아는 “이제 그만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하려고 했는데, 내가 요새 방향 감각이 없다. 오른쪽이 어디고, 왼쪽이 어디고”라며 지휘자를 향해 “내 팔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디냐”고 물었다.
이어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며 왼쪽 역시 잘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나훈아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같은 달 7~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윤 대통령을 주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훈아는 이와 관련 “자기들이(언론들이) 자기네 쪽으로 유리하게만 말하더라. 이번엔 확실히 얘기하겠다. 오른쪽이 어데고(어디고), 왼쪽이 어데고. 니는 잘했나”면서 정치권을 싸잡아 겨냥했다.
특히 어릴 적 자신과 친형이 다툴 때 둘을 어머니가 함께 혼냈다는 얘기를 꺼내며 “형제는 싸우면 안 된다고 하셨다. 느그(너희들) 하고 있는 꼬라지가 정말 국가, 국민을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 국방과 경제 생각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인데, 텔레비전에서 군인들이 계속 잡혀 들어가고 어떤 군인은 울더라. 여기에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냐”면서 “중요한 것은 언론들이 그걸 생중계하고 있다는 거다. 저런 건 생방송에 비추면 안 된다.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훈아는 10일 공연을 시작으로 12일까지 케이스포돔에서 총 5차례 공연을 열고 약 7만 관객과 만난다. 지난 4월 인천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진행해온 은퇴 콘서트의 종착점이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사랑’ ‘영영’ ‘잡초’ 등 직접 쓰고 부른 노래만 1200여곡에 달한다. 지난해 2월 자필 편지로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며 은퇴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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