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방치해 굶겨 사망’ 비정한 엄마 2심 더 무거워져…징역 9년

“피해자 이름도 없이 사망…유사범죄 재발 방지 등 위해 엄하게 처벌”

2살 된 딸을 집에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비정한 엄마가 항소심에서 1심보다 늘어난 형량을 선고받았다.
법원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이 함께 쓰고 있는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전경. 전경 [서울고법 제공]
연합뉴스
서울고법 형사5부(윤준 부장판사)는 11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김모(31·여)씨에게 “1심의 형량은 김씨의 책임 정도에 비춰 가볍다”며 징역 9년을 선고했다. 1심과 같이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피해자에게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 공급을 소홀히 하는 등 학대행위를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했다”며 “2차례에 걸쳐 2박 3일, 3박 4일 여행을 다녀온 것은 빈번한 학대행위가 존재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아동학대는 단순히 피해 아동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개인적 법익 침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공동체 형성 유지라는 국가적·사회적 법익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엄중한 처벌을 통해 사회 전체에 경각심을 일으키고 유사범죄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씨가 주변에 도움이나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잘못도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씨는 피해자의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의 최소한의 지원 통로마저 차단했고, 피해자 친부로부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연락을 해라’는 문자를 받고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등 스스로 양육의 어려움을 자초했다”며 “범행의 책임은 온전히 김씨에게 있다”고 판시했다.

또 “이 때문에 피해자는 김씨와 친부를 제외한 누구로부터도 아무런 애정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힘겹게 버티다 이름도 없이 사망했다”며 “그 정신적·육체적 고통의 깊이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피해자가 고통받는 순간을 외면한 채 이중으로 교제하던 남자친구들과 수시로 영화를 보고 외박을 하는 등 즐거움을 쫓았다”며 “피해자의 친부가 김씨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힌 점도 함께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2016년 3월부터 2017년 4월까지 9차례에 걸쳐 딸을 집에 홀로 방치해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짧게는 1일에서 길게는 나흘 동안 당시 남자친구와 외박이나 여행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딸은 2017년 4월 30일 외출한 김씨가 다음날인 5월 1일 돌아올 때까지 물과 음식 등을 전혀 먹지 못한 채 숨졌다.

김씨는 2015년 3월 출산한 딸을 혼자 키워온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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