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 사장 “김성태가 각봉투 건네며 딸 계약직 취업 청탁”

“대졸 공채 때 합격한 건 이석채의 지시”
이 전 회장 “뒤집어씌우려는 것” 부인
사진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남부지검의 ‘KT 부정채용 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이날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해 자녀를 부정채용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김성태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2019.7.22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직접 딸의 계약직 취업을 청탁했다는 당시 KT 사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은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KT 부정채용 사건의 재판에서 “2011년 당시 김 의원이 ‘흰색 각봉투’를 건네면서 딸이 스포츠체육학과를 나왔다. 갓 졸업했는데 KT 스포츠단에서 경험 삼아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이걸 받아와야 하나 고민했다”며 “어쩔 수 없이 받아와서 계약직이라도 검토해서 맞으면 인턴, 계약직으로 써주라고 KT 스포츠단에 전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서 전 사장은 이듬해 김 의원 딸이 하반기 대졸 공채 때 부정합격한 건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증언했다. 2011년 김 의원은 이 전 회장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만나 이야기하던 중 KT 농구단 이야기가 나오자 “딸이 KT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니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증언에 따르면 서 전 사장은 2012년 10월 이 전 회장으로부터 “김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열심히 돕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해 보라”는 지시를 받아 이를 당시 경영지원실장(전무)에게 전달했다. 당시 김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이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 입장을 표명할 때다.
사진은 KT 신입사원 채용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을 포함해 총 6명의 부정채용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유열(오른쪽 두 번째)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지난 3월 27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2019.3.27 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서 전 사장이 혼자 결정하고 뒤집어씌우는 것”이라며 “나는 부정채용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고 서 전 사장이 KT 노사 문제를 해결하려고 국회를 접촉해야 했는데 김 의원밖에 접촉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무리하게 김 의원 딸을 채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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