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 재판” vs “앉으라”… 檢·法, 정경심 재판서 또 충돌
민나리 기자
입력 2019 12 20 01:34
수정 2019 12 20 03:38
檢 “서면 의견서 구두로 설명할 시간 달라”
法 “읽어 봤고 법에 따라 조치 계획” 일축
변호인도 “檢 증거 적법 절차 위반” 가세
일각 “檢 퇴정시키고도 남을 상황” 지적
“(재판부는) 전대미문의 재판을 벌이고 있다.” “자리에 앉아라.”
19일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구속)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고성을 주고받으며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정 교수의 공소장 변경 여부를 놓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던 지난 10일 공판준비기일 때보다 수위가 높아졌다. 변호인의 입에선 “30년 만에 이런 충격적인 재판은 처음”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의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과 입시 비리·사모펀드 의혹 사건의 공판준비기일은 시작부터 삐거덕거렸다. 검찰이 “서면 의견서를 구두로 설명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자 재판부가 “읽어 봤고 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며 일축하면서부터다. 검찰은 재판에 앞서 의견서를 제출했다. 10일 재판부의 공소장 변경 불허 결정과 재판 진행 등에 대해 이의를 표시하는 내용이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부 중립에 대해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한사코 ‘구두변론주의’와 ‘공판중심주의’에 입각해 자신들의 의견을 법정에서 설명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주장했다.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이 “직접 의견 진술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재판부는 “돌아보겠다고 말했다”며 추가 진술을 저지했다.
그러자 여러 명의 검사가 검사석에서 일어나 재판부를 향해 “의견 진술 기회를 달라”고 항의했고, 급기야 방청석에서 “앉으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검찰에 진술 기회를 주지 않자 강백신 부부장검사는 “이 소송지휘권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말했고 재판부는 “기각하겠다”며 맞섰다.
이후 변호인 측이 ‘검찰이 신청한 증거들이 적법절차를 위반해 증거능력이 없다’는 의견을 진술하자 검찰의 항의는 더욱 거세졌다. 한 검사는 격양된 목소리로 “검사 의견은 듣지도 않으면서 변호인에게 실물화상기를 띄워 발언하게 한다”면서 “(재판관은) 지금 전대미문의 재판을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재판부는 거듭 “앉으라”는 말로 검사를 진정시켜야 했다.
재판부와 검찰은 정 교수의 심리에서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해 재판부가 “동일 사건이라고 볼 수 없다”며 불허한 지난 10일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재판부가 검찰에 ‘퇴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재판이 불리하게 진행되자 검찰이 재판부를 위축시키기 위해 행동한 것”이라면서 “재판부가 검찰을 충분히 퇴정시키고도 남았을 상황”이라고 평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法 “읽어 봤고 법에 따라 조치 계획” 일축
변호인도 “檢 증거 적법 절차 위반” 가세
일각 “檢 퇴정시키고도 남을 상황” 지적
19일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구속)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고성을 주고받으며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정 교수의 공소장 변경 여부를 놓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던 지난 10일 공판준비기일 때보다 수위가 높아졌다. 변호인의 입에선 “30년 만에 이런 충격적인 재판은 처음”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의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과 입시 비리·사모펀드 의혹 사건의 공판준비기일은 시작부터 삐거덕거렸다. 검찰이 “서면 의견서를 구두로 설명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자 재판부가 “읽어 봤고 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며 일축하면서부터다. 검찰은 재판에 앞서 의견서를 제출했다. 10일 재판부의 공소장 변경 불허 결정과 재판 진행 등에 대해 이의를 표시하는 내용이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부 중립에 대해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한사코 ‘구두변론주의’와 ‘공판중심주의’에 입각해 자신들의 의견을 법정에서 설명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주장했다.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이 “직접 의견 진술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재판부는 “돌아보겠다고 말했다”며 추가 진술을 저지했다.
그러자 여러 명의 검사가 검사석에서 일어나 재판부를 향해 “의견 진술 기회를 달라”고 항의했고, 급기야 방청석에서 “앉으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검찰에 진술 기회를 주지 않자 강백신 부부장검사는 “이 소송지휘권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말했고 재판부는 “기각하겠다”며 맞섰다.
이후 변호인 측이 ‘검찰이 신청한 증거들이 적법절차를 위반해 증거능력이 없다’는 의견을 진술하자 검찰의 항의는 더욱 거세졌다. 한 검사는 격양된 목소리로 “검사 의견은 듣지도 않으면서 변호인에게 실물화상기를 띄워 발언하게 한다”면서 “(재판관은) 지금 전대미문의 재판을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재판부는 거듭 “앉으라”는 말로 검사를 진정시켜야 했다.
재판부와 검찰은 정 교수의 심리에서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해 재판부가 “동일 사건이라고 볼 수 없다”며 불허한 지난 10일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재판부가 검찰에 ‘퇴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재판이 불리하게 진행되자 검찰이 재판부를 위축시키기 위해 행동한 것”이라면서 “재판부가 검찰을 충분히 퇴정시키고도 남았을 상황”이라고 평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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