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10점… 법원 “택시기사 건강 평가는 정당”

시력·반사신경 등 부족… 안전 우려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으로 인상돼 미터기 조정 작업이 시작된 18일 오전 서울 난지천공원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택시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2019.2.18.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택시회사가 65세 이상 운전기사에 대한 평가 점수를 매길 때 나이를 이유로 ‘건강 상태’ 점수를 무조건 깎더라도 문제 삼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 한창훈)는 한 택시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 회사 소속 택시기사 A씨는 정년퇴직 후 재입사해 5년간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일했다. 하지만 2017년 돌연 “평가 점수가 미달됐다”며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 회사는 규정에 따라 기사를 평가해 70점을 넘길 때만 재계약을 맺었는데, 평가 내용 중 ‘건강 상태’ 항목(20점)에서 65세가 넘은 기사들을 일괄적으로 10점을 감점해 왔기 때문이다. 당시 66세이던 A씨도 이런 이유로 감점당했다. 중노위는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평가가 정당하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65세 이상 고령자는 젊은 기사보다 시력과 지구력, 체력, 반사신경 등 운전에 필요한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승객이 다치거나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감점이 특별히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직전 계약 기간 이전인 2011년과 2012년에 A씨가 낸 교통사고를 평가에 반영해 감점한 것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정당한 감점 사항을 모두 반영하면 70점에 미치지 못하므로 계약 종료도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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