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어진다” 상사 갑질에 목숨끊은 검사 애도 추미애 장관
윤창수 기자
입력 2020 10 01 10:00
수정 2020 10 02 14:41
조국, 추미애 응원하며 “여러 장애물은 추풍에 모두 날아가 버릴 것”
고 김 검사는 상사의 폭언 등에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의 나이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추 장관은 1일 “영정 사진을 대신해 동고동락했던 동료 수사관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눈에 띄었다”며 “해맑게 웃으며 화이팅을 외치는 김 검사의 모습이 괜시리 안타까워 한참을 보고 또 보다가 절로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말했다.
이어 “거대한 조직문화에서 한 젊은 신임 검사가 감당해야 했을 분노와 좌절, 중압감과 무력감, 그리고 점점 더 희미해져 가는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터질듯한 갈망이 숨막히듯 그대로 전해져 온다”고 전했다.
추 장관은 검찰의 권력화가 빚은 비뚤어진 조직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참회와 인식과 태도에 있어 대전환이 없다면 제2, 제3의 김홍영 비극은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정권은 검찰총장만 틀어쥐면 얼마든지 검찰을 통치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었고, 검찰은 그 댓가로 무소불위 권한을 누리며 이 정권에서 저 정권으로 갈아타기하며 비굴한 권세를 유지해 왔던 어두운 시절도 있었다”며 “심지어 일부 정치검찰은 정권 혹은 언론 권력과 결탁하여 주요 사건을 조작, 은폐, 과장하며 혹세무민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검사 개개인이 상관의 부당한 지시와 억압에서 벗어나 법률전문가로서 정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추 장관의 직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취임 5일 만에 부산의 김 검사 묘소를 찾아 참배한 바 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검찰 제도를 바꾸겠다고 다짐했지만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고 김홍영 검사의 부모님께 약속을 지키지 못하여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날 조 전 장관은 추 장관의 페이스북 내용을 공유하며 “여러 장애물은 추풍에 모두 날라가 버릴 것이라 믿습니다”라고 응원했다.
추 장관은 1년 전 조 전 장관이 김 검사의 아버지께 약속했던 작은 명패를 조만간 준비하여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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