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넘어뜨린 경호원, 불송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4일 국회 사랑재 인근에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기다리다가 국회 경호원들에 의해 휠체어에서 끌어내려지는 모습.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제공
2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4) 할머니가 국회 경호원들에 의해 상해를 입은 사건을 이달 초 불송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 할머니 뜻에 의한 것이다.

이 할머니는 앞서 지난 8월 4일 한국을 찾은 낸시 펠로시 미 의회 하원의장을 만나고자 국회 사랑재에서 대기하다가 국회사무처 소속 경호원들의 제지로 휠체어에서 쓰러져 다쳤다.

이 할머니는 같은달 22일 성명불상의 경호원을 폭행·상해·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이후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경호 과정에서 이 할머니를 넘어지게 한 경호원을 A씨로 특정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묵기로 예정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정문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 지원 요청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이후 이 할머니가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불송치로 수사를 종결했다.

폭행 혐의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도 ‘공소권 없음’으로 끝냈다.

고소 혐의 중 상해 혐의는 다친 정도가 경미한 점 등을 고려해 무혐의 처분했다.

앞서 이광재 국회사무처 사무총장은 9월 20일 대구에 거주하는 이 할머니를 직접 찾아가 경호처 직원들의 과잉진압에 따른 신체·정신적 피해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국회 사무처는 사건 당시 “이 할머니에게 수 차례 이동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고성을 지르는 등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직접 휠체어를 이동시키던 중 할머니가 몸을 좌우로 흔들며 땅으로 내려앉고 누우셨다”고 해명했다.

반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는 “이동 협조 요청이 없었다”며 반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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