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상윤 ‘황제도피’ 도운 심복 9명 강제수사… 귀국 압박하는 檢

‘알펜시아 담합 의혹’ 수사 탄력

과거 지역활동할 때부터 돕다가
해외 도피 중 요리·운전·경호 맡아
증거인멸 가담 땐 신병 확보 검토

검찰 관련 이미지. 서울신문DB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의혹 핵심 인물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해외 도피 생활을 도운 수행원 등 9명에 대한 압수수색과 소환조사까지 진행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인터폴 적색수배에 이어 주변 강제수사까지 진행하며 배 회장의 귀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지난달 21일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배 회장 수행원 7명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또 배 회장과 함께 해외에 머물다가 지난달 25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2명은 즉시 체포해 소지품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들 9명에 대한 소환조사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KH그룹 각 계열사 소속으로 2~3명씩 나눠 배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배 회장이 과거 지역 활동을 할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일처리를 한 ‘심복’들로 KH그룹에 정식 경로로 입사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배 회장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주특기별로 해외에서 요리, 운전, 경호 등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배 회장의 해외도피 생활 지원뿐 아니라 증거인멸 등에도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고 신병 확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아직까지 배 회장에 대해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정식으로 추가하진 않았지만 수행원들이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되면서 관련 혐의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라고 한다.

현재 동남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배 회장은 지난해 6월 리조트 인수 등 사업상 이유로 미국 하와이로 출국한 뒤 일본, 태국 등을 전전하며 귀국을 미루고 있다. 그는 올 초 KH그룹 계열사인 그랜드하얏트호텔 매각작업이 마무리된 후 자진 입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변호인을 통해 검찰과 귀국 일정을 조율하는 등 귀국 의사를 내비쳤으나 아직까지 해외에 머물고 있다.

검찰은 그에게 사실상 귀국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여권 무효화 조치에 이어 최근에는 인터폴 적색수배까지 내렸다.

배 회장이 귀국하면 KH그룹이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강원도와 입찰 담합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배 회장은 알펜시아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KH필룩스·KH일렉트론 등 계열사에 4000억원대 손해를 끼치고(배임), 회사 자금 600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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