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폭설로 한때 폐쇄…정상화 늦어 5천여 승객 불편

170여편 결항·지연, 항공사들 체류객 해소 분주…“공항 운영시간 연장 검토”

11일 제주공항에 많은 눈이 내려 활주로가 3시간 가까이 폐쇄된 데 이어 항공편도 비정상적으로 운항하면서 수천명의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활주로 제설작업을 위해 이날 오전 8시 33분부터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폭설 내리는 제주국제공항
1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계류장에 폭설이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공항공사는 고속 송풍기 1대, 일체식 제설차량 4대, 제설자제 살포 차량 3대 등 장비 10대를 투입, 활주로에 있는 눈을 치웠다.

이후 활주로에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는 미끄럼 측정과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2시간 37분 만인 오전 11시 10분께 활주로 운영 재개를 결정했다.

그러나 항공기 운항에 앞선 안전점검 등으로 실제 운항은 4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또 기체에 얼어붙은 얼음을 제거하는 제방빙 작업 등으로 지연 항공편은 속출했다.

운항 재개 이후에도 대구에서 출발한 티웨이항공 1편이 제주공항에 제때 착륙하지 못하고 상공을 선회하면서 수차례 착륙을 시도한 끝에 가까스로 내렸다.

제주공항에는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까지 출·도착 129편이 결항, 14편이 회항했다. 30여편은 지연됐다.

출발 승객을 기준으로 5천여명의 발이 묶여 오랜 시간 여객터미널에서 대기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오전 8시께 항공편에 탑승하려던 이모(46·제주시)씨는 “기내에서 1시간가량 대기했으나 출발하지 않다가 활주로가 폐쇄돼 다시 내렸다”고 말했다.

낮 김포행 항공편을 예약한 김모(44)씨는 “운항이 재개됐는데도 계속 지연된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최종 결항 결정됐다”며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다시 귀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4시간 만에 100편 이상 결항하고 지연 운항이 계속되면서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며 “항공편 운항이 완전히 정상을 되찾으려면 12일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체류객 해소를 위해 오후 11시까지 이뤄지던 제주공항 운영시간을 3시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항공사들은 운항 시간 변경과 결항 여부를 안내하고 있다.

체류객 해소를 위해 대체 편 투입도 계획하고 있으나 법적으로 정해진 비행시간을 초과한 승무원들이 많아 운항 편수를 갑자기 늘릴 수 없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공항 활주로 폐쇄사태가 주간에 발생함에 따라 체류객 지원을 위한 통합 매뉴얼은 발동하지 않았다.

다만 공항 정상화가 늦어져 야간까지 체류객이 많이 남아있게 되면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상황을 구분해 경보를 발령하고, 이에 따른 모포 지원이나 숙소 안내 등의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와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등은 2016년 1월 23∼25일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제주공항이 마비됐던 경험을 바탕으로 공항에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체류객들을 지원하는 통합 매뉴얼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이날 오전 9시까지 1.5㎝가량 눈이 쌓일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다. 초속 최고 초속 20m의 거센 바람도 몰아쳐 강풍특보가 내려졌다. 활주로에서는 눈보라 현상도 발생했다. 윈드시어(돌풍) 특보와 저시정 특보도 이날 오후까지 발효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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