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태반 캡슐’ 커피로 위장 밀수 175명 적발

암·고혈압 효과 홍보… “안전성 입증 안 돼”

14일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관세청 직원이 밀수입된 사슴태반 줄기세포 캡슐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관세청은 수입 통관이 보류되는 사슴태반 줄기세포 캡슐제품을 밀수입한 175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적발, 벌금 상당액 부과 등 통고처분하고 해당물품을 몰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2019년 7월부터 12월 사이 들여오려던 캡슐 제품은 64만정(시가 33억 원)에 이른다. 2020.1.14 연합뉴스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사슴태반 줄기세포 캡슐’을 국내로 반입하려 한 밀수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관세청은 14일 사슴태반 줄기세포 캡슐을 휴대 반입하려 한 175명을 처음으로 적발해 벌금 총 4억 3000만원을 부과하는 등 통고처분하고 물품을 몰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지난해 7~12월까지 들어오려던 캡슐은 64만여정(시가 33억원 상당)에 달한다.

적발된 사슴태반 캡슐 제품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R사가 뉴질랜드 사슴 태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주원료로 제조해 항노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는 제품이다. 국내 온라인 등에서는 30만원대에 판매되는데, 암·고혈압·당뇨 등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가짜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슴태반 줄기세포는 식품 기준 및 규격에 등재돼 있지 않고 안전성 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세청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통관 및 사이트 차단을 요청했다.

밀수업자들은 사슴태반 캡슐 제품이 세관에서 통관이 보류되자 싱가포르 등지에서 제품을 구입해 커피인 것처럼 위장한 뒤 휴대용 가방 등에 숨겨 밀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은 세관 검사를 피하기 위해 이동경로 등 행동수칙을 만들어 공유했다. 또 세관의 통고처분에 대비해 벌금 상당액을 덜 낼 목적으로 실제 구입 가격보다 낮은 허위 가격 자료도 확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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