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대면 설 연휴···“가족과 함께 할 생각에 반가워요”
곽소영 기자
입력 2023 01 19 18:34
수정 2023 01 19 18:34
계묘년 설 연휴를 이틀 앞둔 19일 서울역은 이른 귀성객들이 몰리며 낮부터 북적였다. 귀성 행렬에 맞춰 시민단체와 공공기관 직원들이 길거리에서 핫팩과 담요 등을 나눠줘 역사 주변엔 온정이 흘렀다.
올해 결혼을 앞두고 친정 가족끼리 마지막 설 명절을 쇠러 간다는 배지영(33)씨는 “부모님께 드릴 떡을 사려고 이른 아침 압구정동의 유명 떡집에 들르고 초등학생인 사촌 동생을 위해 인형 선물도 챙겨왔다”면서 “코로나19가 심할 땐 명절을 함께 못 보냈는데 건강하게 다시 설 명절을 함께 보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 활짝 웃었다.
고금리·고물가로 올겨울이 유난히 춥다는 시민들은 “한 해가 무탈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서울에 사는 아들을 보러 온 윤석녀(82)씨는 “아침 8시 동대문시장에 들러 설날 남편 산소에 꽂아둘 꽃을 샀다”면서 “올해는 먹고 사는 걱정을 안 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면 설 연휴를 맞았지만 고향 대신 해외를 찾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 설 연휴 땐 친족끼리 ‘밥상 정쟁’으로 얼굴 붉히는 일이 없도록 정치 얘기를 삼갈 거라는 시민들도 있었다.
10년 만에 종친회를 하고 충북 청주로 내려간다는 박재인(72)씨는 “명절 때마다 삼형제와 아들, 딸 등 온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잔치를 열었는데, 코로나19 이후로 명절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 같다”며 “올해는 다같이 안 모여도 되니 다들 편하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사건·사고도 많고 정치·사회적으로 어지러웠는데 올해는 정치권이 정쟁만 하지 말고 국민에게 신뢰를 줬으면 한다”고 했다.
경찰은 설 연휴 고속도로 예상 교통량이 하루 평균 519만대로 전년 대비 24%가량 늘어나 사고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고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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