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때리고 짐짝처럼 끌고 다닌 간병인…“최선 다했다”는 요양병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 01 23 07:28
수정 2024 01 23 10:03
인천 요양병원 간병인의 학대
뇌질환 환자 때리고 짐짝 취급
치매 환자 입에 박스 테이프
병원 측 “최선 다한 결과” 설명
22일 KBS에 따르면 인천의 한 요양병원 간병인 A씨는 의사소통이 어려운 19세 뇌질환 환자를 폭행하는 등 학대했다.
속옷도 입지 않은 환자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주저앉은 환자의 다리를 꺾어 질질 끌고 다녔다. 제압한 환자는 침대에 던져져 손과 발을 결박당했다.
A씨의 학대 장면은 병원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병원 직원은 “피해 환자 지능이 3~4살 수준으로 자기 방어가 전혀 되지 않는다. (학대) 영상을 보고 너무 놀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사실을 보고받은 병원 측은 환자와 간병인을 분리하지 않았다. 보호자에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특정 질환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이 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병원 관계자는 “CCTV를 보니까 (간병인이) 자기로서는 어떻게든지 이걸 말리려고 열심히 했고. 그 사람 아니면 (그 환자를) 볼 사람도 없다”고 KBS에 설명했다.
“환자의 예측 불가한 행동을 고려했을 때, 행위는 거칠게 보이더라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병원 측은 해명했다.
간병인이 소속된 협회도 환자와 간병인은 분리된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문제는 이 병원 간병인의 학대 사건이 이뿐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또 다른 간병인 B씨는 80대 치매 환자의 입에 박스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병원 직원은 “전혀 거동을 못 하시는 분”이라며 “사람을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더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환자가 변을 입에 넣으려고 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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