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故 노회찬 의원 추모제 추도사 “그리움 점점 커질 것 같다”[전문]
김혜민 기자
입력 2018 07 26 21:00
수정 2018 07 26 21:00
26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추도식에 배우 박중훈이 참석했다.
박중훈은 생전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노 의원 마지막 길에 진심이 담긴 말을 전했다.
박중훈은 이날 추도식에서 “저는 노회찬 의원님을 유권자이자 팬으로 알게 됐다. 14년 전 지인 소개로 알았다. 형님, 아우 하면서 서로 잘 지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평소 의원님이 ‘말 잘하는 사람보다는 행동 잘하는 사람을 더 인정하고 존경하고, 말 잘하는 사람보다는 글 잘쓰는 사람을 더 인정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며 “그중에 가장 우위에 있는 사람은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제게 일러줬고 가르쳐 줬다”고 말했다.
박중훈은 “제가 노 의원님을 따르고 형님으로 존경했던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 성향이나 생각을 떠나 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고 초지일관 인생을 던져서였다”며 “수년 전 같이 선거운동을 하다 너무 과로하시는 것 같아 ‘형님 좀 쉬시죠, 쉬시고 하시죠’ 했더니 그 와중에도 웃으시면서 ‘아우, 휴대폰 배터리가 다 방전된 다음에 충전하는 걸세. 나는 유권자 여러분에게 내 휴대폰 배터리를 모두 쓰고 싶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최근에 뵌 것이 1월이었다. 지인과 함께 소주 한잔했다. 그때 제가 웃으면서 우스갯소리로 ‘형님 왜 이렇게 잘 생기고 멋있어요’ 했더니 껄껄 웃으시며 ‘내가 원래 멋있고 잘생겼어’ 하시면서 웃어넘기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게 마지막으로 뵌 모습이었다”고 털어놨다.
박중훈은 “이렇게 여유롭게 농담은 던지지만 혼자서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 생각하니 마음이 메인다”며 “마지막으로 형님께 한마디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형님 저 중훈이에요. 듣고 계시죠? 이제 겨울에 뜨거운 굴국밥 누구랑 먹습니까? 형님 그리워요. 더 절망스러운 건 이 그리움이 점점 더 커질 것 같아요. 형님 이러시면 안되죠.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이 자리 모든 사람과 함께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라며 고인이 된 노회찬 의원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편 故 노회찬 의원 추도식에는 유가족을 포함해 정의당 관계자, 유시민 작가, 배우 박중훈, 일반 시민 등이 참석했다. 추도식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내일(27일) 오전 10시에는 국회의사당 청현관(본청) 앞에서 故 노회찬 의원 영결식이 진행된다.
이하 배우 박중훈 추모제 추도사 전문
저는 노회찬 의원님을 유권자이자 팬으로 알았습니다. 14년 전 지인의 소개로 알았습니다. 형님, 아우하면서 서로 잘 지냈어요.
평소에 의원님이 해주신 말씀이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행동을 잘하는 사람을 더 인정하고 존경하고, 말잘하는 사람보다는 글 잘쓰는 사람을 더 인정하고 존경한다고 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사람은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저에게 일러주셨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제가 노회찬 의원님을 따르고 형님으로 존경했던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 성향이나 생각을 떠나서 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고, 초지일관 일생을 던져서였습니다. 수년 전 같이 선거운동을 하다 너무 과로하시는 것 같아 ‘형님 좀 쉬시죠, 쉬시고 하시죠’ 했더니 그 와중에도 웃으시면서 ‘아우, 휴대폰 배터리가 다 방전된 다음에 충전하는 걸세. 나는 유권자 여러분에게 내 휴대폰 배터리를 모두 쓰고싶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거에서 승리하신 적도 많았지만 누가봐도 되지도 않을, 이기지 않을 선거에서 만나서 말씀 드리면 ‘아우, 나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진적이 없다네.’ 근데 진 적 많았거든요.
얼마전 가장 최근에 뵌 것이 1월, 지인과 함께 소주 한잔 했습니다. 그때 제가 웃으면서 우스갯소리로 ‘형님 왜이렇게 잘 생기시고 멋있어요’ 했더니 껄껄 웃으시면서 농담으로 받아주시며 ‘내가 원래 멋있고 잘생겼어’ 하시면서 여유롭게 웃어넘기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그것이 마지막으로 뵌 모습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이렇게 여유롭게 농담을 던지지만, 혼자서 외롭고 힘든시간을 보내셨다 생각하니 마음이 메입니다. 제가 형님에게 문자를 보낸적이 있어요. 길지 않은 문자였는데 ‘형님 오랜만입니다. 전 형님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존경합니다.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마지막으로 형님께 한 말씀 드리고 인사드리겠습니다. 형님 저 중훈이에요. 듣고 계시죠? 이제 겨울에 뜨거운 굴국밥 누구랑 먹습니까? 형님 그리워요. 더 절망스러운건 이 그리움이 점점 더 커질것같아요. 형님 이러시면 안돼죠.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이자리 모든 사람과 함께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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