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연정 “박정희 시해 당일 차 돌렸다..무덤까지 끌고 갈 얘기”
이보희 기자
입력 2019 03 07 11:13
수정 2019 06 13 14:15
‘마이웨이’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시해 당시를 회상했다.
6일 방송된 TV CHOSUN ‘인생다큐 - 마이웨이’에 최고의 인기 코미디언이었던 배연정이 출연했다.
이날 배연정은 코미디언으로 왕성히 활동하던 때를 회상하며 “저는 이 이야기를 무덤까지 끌고 가야 하는데, 글쎄 모르겠어요. 편집해서 방송에 나갈지 안 나갈지는 몰라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배연정은 “그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쪽진 머리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나도 10년 넘게 머리를 쪽을 졌어요”라면서 “유명인들이 궁정동으로 비밀리에 초대 받기도 했어요. 청와대에 들어갔는데 체구는 탄탄하고 깡마르고 까무잡잡한 분이 서있었어요”라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렸다.
이어 “시해 사건이 나던 날도 제가 가는 거예요. 중앙정보부에서 다 와서 저희를 데려가요. 가는 길에 도로에서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뀌는데 저희 차는 빨간 신호에서 걸렸죠. 그런데 제가 저도 모르게 ‘차 돌려’ 그랬어요. 귀에서 뭐가 시켜요. ‘가면 안 돼’ 이런 식으로. 그리고 마음이 그날은 너무 불안한 거예요. 그래서 그날은 차를 돌려 집으로 왔어요. 그날 시해 사건이 난 거예요”라고 밝혔다.
배연정은 “저는 지금도 소름이 돋아요”라며 “‘가면 안 돼’ 이러면서 마치 사형수가 지금 목을 매달러 가는 기분이었어요. 그날 제가 거기를 들어갔으면 안 좋은 꼴을 봤을 거고. 거기에서 돌아서 왔는데 연락이 오더라고요. 시해 사건이 났다고요“라고 전했다.
이어 ”시해 사건 이후 라디오에서 장송곡 같은 게 나올 때 제가 2달 동안 병원으로 정신과 치료를 다녔잖아요. 그때부터 불면증이 시작된 거예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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