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종말의 시작”…늦추는 ‘첫 신약’ 투약했더니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첫 신약’

알츠하이머

미국 오레곤보건과학대 제공
18개월 후 인지기능 감퇴 27% 늦춰져…알츠하이머병 관련 신약이 인지기능 감퇴를 늦추는 획기적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일본과 미국의 제약업체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30일 미국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병 콘퍼런스에서 신약 ‘레카네맙’ 3상 임상실험 결과 투약 18개월 뒤 인지능력 감퇴가 27% 늦춰졌다고 보고했다.

‘레카네맙’은 치매를 초래하는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늦추는 첫 신약이다.

이번 실험 결과는 이번에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도 게재됐다.

영국 치매연구소(DRI) 바트 드 스트루퍼 소장은 “전반적인 결론은 극히 긍정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이 치료될 수 있음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는 “신약이 병의 경과를 유의미하게 바꿀 수 있다”고 평가하고 미국 의약품 규제 당국에 신속승인을 요구했다.

1989년 아밀로이드 이론을 내놓은 영국의 존 하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는 “이것이 (알츠하이머병) 종말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곧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험으로 독성을 가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면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아밀로이드 이론이 오랜 실패 끝에 드디어 확인된 것이다. 다만 뇌부종과 뇌출혈 등 부작용은 논란이다.
뇌 별세포 속 물질이 알츠하이머 유발

미국 국립보건원(NIH) 제공
AFP통신은 레카네맙 투여군과 대조군에서 뇌출혈은 각각 17.3%와 9%, 뇌부종은 12.6%와 1.7%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에자이는 부작용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다고 전하고 뇌출혈 사망 2건은 레카네맙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번 임상 실험은 북미, 유럽, 아시아에서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50∼90세 1795명으로 대상으로 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쌓이고 엉겨 붙으면서 이 단백질이 뇌세포를 파괴해 인지능력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단백질이 엉겨 붙은 것을 ‘올리고머’라고 하고 올리고머화 베타-아밀로이드는 엉긴 단백질이자 병의 병리학적 요인이 된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이 전체 인구의 15.8%를 차지하는 고령 사회다.

대표적인 고령 질환인 치매 환자 수는 더욱 늘 예정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치매 환자며 65세 이상 치매 환자 4명 중 3명은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추정된다. 치매 환자 수는 2024년 10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은 단기 기억 상실, 방향감각 상실, 행동 변화, 기분 변화, 돈을 다루거나 전화를 거는 데 어려워함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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