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정부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휴일근무 소송’ 재점검

대법 전원합의체, ‘휴일근로, 연장근로인가’ 놓고 내달 5일 다시 공개변론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해당하는지를 가리기 위해 대법원이 공개변론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이 지난 6일 공포되면서 소송의 쟁점과 노동·산업계의 상황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다음 달 5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의 2차 공개변론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이 사건은 10년 전인 2008년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주말이나 공휴일에 근무한 것을 휴일근로뿐 아니라 연장근로로도 인정해 수당을 더 매겨달라고 낸 소송이다.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도 해당하면 단순히 휴일근로수당을 더 받게 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준다.

이런 파급력 때문에 대법원은 이 사건을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후 지난 1월 18일 1차 공개변론을 열었다. 당시 휴일근로도 연장근로로 인정해야 하는지를 두고 노동계와 산업계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졌다.

대법원은 1차 공개변론 직후 본격적인 사건 심리에 돌입했다. 통상적인 전원합의체 사건 심리 기간을 고려했을 때 다음달께 선고를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주당 법정 노동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6일 공포됐다. 소송의 최대 쟁점으로 여겨진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하는 법이 이미 시행된 것이다.

물론 새 근로기준법의 효력이 과거에까지 소급되지는 않기 때문에 성남시 환경미화원 등이 당사자인 이번 소송에는 적용될 수 없지만, 대법원은 제도가 바뀐 노동계와 산업계의 사정을 새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 1차 공개변론 후 법원행정처장 교체로 김소영 대법관이 새로 전원합의체 재판부에 합류한 점도 추가 공개변론을 열어야 한 요인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1차 공개변론 이후 재판부 구성에 변동이 있고 관련 입법 진행경과 등에 관한 쌍방 의견 등을 들을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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