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굳었던 前대법관들…영장 기각되자 환한 미소· “재판부에 경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박병대(왼쪽), 고영한 전 대법관이 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기로에 놓여있던 박병대(61·사법연수원 12기)·고영한(63·11기) 전 법원행정처장은 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전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설 때는 두 전 대법관 모두 매우 굳은 표정으로 상기돼 있었다. 취재진들로부터 “전직 대법관으로 영장심사를 받게 된 심정이 어떠한가, “사법농단 사태의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두 사람 모두 입을 꾹 닫고 법정으로 향했다. 고 전 대법관은 법정 출입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장심사 출석 ‘사법농단’ 전 대법관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고영한 전 대법관(왼쪽)과 박병대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전직 대법관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12.6
연합뉴스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박 전 대법관은 오후 3시 20분쯤, 고 전 대법관은 오후 2시쯤 법원을 나서 서울구치소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려야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임민성(47·28기)·명재권(51·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두 전 대법관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각각 기각한다고 밝혔고, 오전 1시 15분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차례로 구치소에서 나왔다.
구속 면한 전직 대법관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고영한(왼쪽), 박병대 전 대법관이 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차량을 타고 귀가하고 있다. 검찰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관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2018.12.7
뉴스1
구치소에서 나오는 두 전 대법관의 모습은 전날 오전 법원에 출석할 때의 표정과는 상반됐다. 박 전 대법관은 구치소 앞에 있던 취재진에게 “재판부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짧게 심경을 밝혔고, 고 전 대법관은 미소를 지으며 “추위에 고생이 많으시다”며 인사를 건네고 차량에 올라탔다. 차 안에서 포착된 고 전 대법관의 얼굴은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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