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엔진결함 은폐의혹’ 수사, 윗선 조준…담당임원 소환

2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결함은폐 의혹…‘늑장리콜·은폐’ 책임 묻나

현대자동차 사옥
현대·기아차가 엔진·에어백 등 차량 제작결함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은폐 의혹이 제기된 당시 리콜 업무를 담당한 임원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그간 현대차 실무진을 잇달아 소환해온 검찰 수사가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을 거쳐 임원급의 의사결정 과정을 규명하는 쪽으로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형진휘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모(60) 현대위아 전무를 불러 조사하는 중이다.

이 전무는 2016년 현대위아 품질본부장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현대차 품질전략실장을 맡아 리콜 등 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현대차 결함 은폐 의혹의 1차 책임자인 셈이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와 남양연구소, 생산공장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며 엔진결함 은폐 의혹에 대한 수사를 공식화했다.

현대·기아차가 차량 결함을 인지하고서도 당국 조사가 있을 때까지 은폐해 리콜 등 적절한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2년여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이번 수사는 국토교통부와 시민단체의 고발에서 비롯됐다.

국토부는 2017년 5월 현대차의 제작결함 5건에 대한 강제 리콜을 명령하면서 의도적인 결함 은폐가 의심된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같은 시기 서울YMCA도 현대차가 세타2 엔진 결함을 은폐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자동차관리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 당시 서울YMCA는 “현대차가 2010년부터 8년간 결함을 부인하다가 국토부 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하자 리콜 계획을 제출했다”며 ‘늑장 리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자동차관리법은 제작사가 결함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그 사실을 공개한 뒤 시정조치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현대차의 세타2 엔진결함 은폐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타2 엔진은 그랜저와 쏘나타, K5 등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에 탑재된 엔진이다.

현대차는 2015년 세타2 엔진 결함으로 미국에서 차량을 리콜할 당시 동일한 엔진이 장착된 국내 차량의 경우 문제가 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차량에서도 시동 꺼짐 등 현상이 나타나면서 엔진결함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이런 의혹은 현대차 엔지니어로 일하던 김광호 전 부장의 내부 제보로 힘을 받게 됐다.

김 전 부장은 세타 엔진2 결함을 포함해 32건의 결함 의심 사례를 국토부 등에 제보했다가 사내 보안규정 위반을 이유로 2016년 해직된 바 있다.

검찰 수사가 현대차 윗선을 향하면서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검찰이 차량 엔진결함 은폐 의혹 관련 수사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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