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새 증거 찾아 수사 탄력받나” vs “동정 여론에 수사 부담감 가중되나”
나상현 기자
입력 2019 10 14 22:36
수정 2019 10 15 00:52
조국 사퇴 이후 검찰 수사 방향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조 장관 일가를 향한 수사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검찰은 ‘장관 사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향후 수사 방향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14일 오전 9시 30분부터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다섯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8월 27일 대규모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조 장관 일가 수사는 한 달 반 넘게 이어져 왔다. 검찰은 ▲사모펀드 의혹 ▲자녀 입시 특혜 의혹 ▲웅동학원 의혹 등 크게 세 갈래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조 장관 일가가 출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둘러싼 의혹으론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를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자녀 입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조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달 6일 밤 늦게 정 교수를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 위조)로 불구속 기소했다.수사팀은 이날까지만 해도 조 장관의 사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번 주중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정 교수가 피의자 신문조서에 날인을 하지 않고 귀가했기 때문에 검찰은 추가 조사 일정부터 새로 잡아야 한다.
일각에선 수사 대상인 조 장관이 인사권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수사팀의 부담감이 덜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수사팀 입장에선 호재로 보인다”며 “수사팀에서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조 장관이 물러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론 조 장관 일가 지지층의 ‘동정 여론’이 몰려 수사 부담감이 오히려 가중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오는 18일 예정된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재판에 대한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이번 사퇴와는 무관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본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는 없다. 다만 정 교수 측이 지난 8일 ‘검찰 수사기록이나 증거 목록 등을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판 연기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트윅, 무단 전채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