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구속… 권력형 비리로 번지나
뇌물수수 혐의로 수감… 檢, 靑 정조준
조국 민정수석 때 유재수 감찰 돌연 중단檢, 曺·백원우 곧 소환해 실세 개입 추궁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첩보 전달 주목
‘靑하명’으로 수사 개입했는지 집중 조사
靑 “유감… 하명수사 지시한 바 없다” 반박
법조계 “정권 흔들 수사로 확대 가능성도”
검찰이 27일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며 유 전 부시장 사건이 권력형 비리로 번질지 관심이 쏠린다. 검찰 수사는 과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전현직 관계자들을 향할 전망이다. ‘조국 사태’ 여진에 더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경찰 수사 개입 등에 이르기까지 조국 체제 민정수석실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을 흔들 대형 변수가 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해 뇌물수수·수뢰 후 부정처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유 전 부시장이 수차례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점을 들어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유 전 시장은 “금품은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부시장이 구속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전현직 고위직 참모들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해졌다. 검찰은 2017년 말 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다 돌연 중단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또 검찰은 감찰 중단 이후 유 전 부시장이 꾸준히 영전한 배경에 ‘윗선’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부시장이 부산·경남(PK) 친노(친노무현) 인사들과 가깝고, 감찰 이후 징계는커녕 부시장으로 영전하는 과정에서 여권 실세가 움직였다는 의혹도 야권에서 제기된다. 유 전 부시장이 뇌물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이 사건이 정권 실세의 권력형 게이트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검찰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이 중단된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황운하(57) 대전경찰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황 청장이 울산경찰청장 재직 당시인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 ‘청와대의 하명’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현 정권의 핵심을 향해 검찰이 메스를 잇따라 들이대는 모양새가 되자 검찰 수사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검찰은 “고소·고발이 들어옴에 따라 각 검찰청에서 수사하는 사건일 뿐”이라며 수사에 대한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가장 먼저 수사를 시작한 서울중앙지검의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서울동부지검의 유 전 부시장 비리 의혹 수사, 전날 서울중앙지검으로 재배당된 황 청장 수사까지 모두 별개의 사건이라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조 전 장관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은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뿐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사실상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세 갈래로 수사를 진행하며 압박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이달 들어서 조 전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의 수사 속도가 느려졌고, 이를 두고 유 전 부시장 비리와 함께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와 속도를 맞추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세 사건 모두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위로 이어질 수 있어 조국을 넘어 정권을 뒤흔들 수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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