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업자 1억 뇌물’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 징역 4년 선고

4년간 1억원 금품수수 혐의 1심 선고···벌금 6000만원·추징금 9410만원 명령도

영장실짐심사 출석하는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이동호 전 고등군사법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9.11.21
연합뉴스
군납업자로부터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호(54) 전 고등군사법원장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손동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된 채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법원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벌금 6000만원과 추징금 9410만원 명령도 내렸다.

이 전 법원장은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군부대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식품 가공업체 M사 대표 정모씨로부터 “군납사업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621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정씨 회사는 2007년 방위사업청 경쟁입찰에서 군납업체로 선정된 이후 군 급식에 사용되는 식품을 납품해왔다. 이 전 법원장은 정씨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는 과정에서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친형, 배우자, 지인 모친 명의의 차명계좌를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법원장은 또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도와달라”며 같은 봉사단체 회원인 건설회사 대표에게 요구해 매달 100만원씩 총 3800만원을 송금받은 혐의도 받는다. 다만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가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보고 뇌물 혐의가 아닌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법원장은 “단지 돈을 차용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법원장의 범행으로 군 사법체계의 공정성과 청렴성, 이를 향한 사회적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성실하게 근무하는 대다수 군 법무관들이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1995년 군 법무관으로 임관한 이 전 법원장은 고등군사법원 부장판사, 육군본부 법무실장 등을 거쳐 2018년 12월 군 최고 사법기관 수장인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지난해 11월 국방부에서 파면 조치됐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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