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실종 초등생’ 30년만의 수색에 아버지 울분 터뜨려
오달란 기자
입력 2019 11 02 14:17
수정 2019 11 02 16:47
경찰, 이춘재 자백에 시신 발굴작업 착수
현장에 나온 유족들은 30년만에야 이뤄진 수색 작업에 울분을 터뜨리며 “유골이라도 찾아 원한을 풀어주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일 오전 9시 경기 화성의 한 공원에서 실종사건 피해자 김양의 시신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화성살인 9차 사건이 발생하기 1년여 전인 1989년 7월 18일 화성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김양이 실종된 사건이다.
이춘재는 경찰 대면조사에서 김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과 유류품을 범행 현장 인근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춘재가 진술한 곳은 해당장소와 100여m 떨어진 곳으로, 현재는 아파트가 들어서 발굴작업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 지표투과레이더가 ‘이상지형’으로 감지한 곳을 중심으로 발굴을 시작했다.
이 레이더는 주파수를 땅속으로 보내 지표 내부의 변형 여부를 탐지하는 장비로 최대 3m까지 지층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 날 현장에서 김양의 아버지는 자리에 주저 앉아 “좀만 더 (수색이)빨리 이뤄졌어도…왜 이렇게 늦게 하는 것이냐”며 “(당시 야산의 모습이) 이렇게 변할 줄 상상도 못했다. 그때는 얼마나 산이 높았는데…”라면서 흐느꼈다.
이어 “그 때 (김양의) 옷이 발견됐으면 바로 감식이 이뤄졌어야 했던 것 아니냐”며 “지금 죄없는 후배 경찰들이 왜 이런 고생을 해야하나, 당시 경찰들을 불러 발굴작업을 하면 더 빨리 진행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양의 고모는 “우리 아이 찾아달라. 원한이라도 풀게 해주고 싶다. 유골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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