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독도 헬기 ‘펑’하며 추락한 영상 봤다”
“사고 초 다 함께 모인 장소서 봤다” 주장
소방당국·해경 “그런 영상 없다” 반박블랙박스 등 담긴 꼬리 날개 부분 발견
실종자 5명 수색은 별다른 진척 없어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청해진함이 인양한 사고 헬기 동체를 김포공항으로 옮겨 원인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는 사고 발생 직후 조사관 5명을 투입, 사고 배경 조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소방헬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하는 일이다. 제병렬 해군 특수전 전단 참모장은 이날 오후 “블랙박스와 보이스 레코더는 꼬리 날개 부분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 119구조본부라고 적힌 글씨 중 119라고 써 있는 부분에 블랙박스, 보이스레코더가 있는 것”이라며 “오늘 야간에 무인잠수정(ROV)으로 탐색해 실종자부터 수습한 이후 꼬리 날개 부분을 인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해군은 이날 오후 9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할 청해진함의 무인잠수정을 활용해 5일 아침까지 실종자 수습에 주력할 방침이다.
동체가 김포공항으로 옮겨지면 비상부유장치 작동 여부 등 기체 결함 가능성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종자 5명을 찾기 위한 수색도 닷새째 이어졌다. 동해해경 등 수색 당국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추락 지점 반경 55㎢에 함정 14척과 항공기 6대, 드론 2대를 투입해 해상 및 수중 수색을 진행했다. 그러나 남동 방향으로 35㎞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동체 일부가 발견된 것 외에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황상훈 동해해경 수색구조계장은 “해군 무인잠수정은 물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보유한 음파탐지장비인 사이드스캔소나 등 가용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종후(39) 부기장과 서종용(45) 정비실장이 안치된 대구 동산병원 백합원과 해군이 실종자 가족에게 수색 관련 브리핑을 한 대구 강서소방서에는 오열과 한숨만 가득했다. 한 유족은 사고 며칠 전 아들이 올린 손자 생일 사진을 보며 울먹였다. 강원 원주시에서 급히 올라온 이 부기장의 아버지는 아들을 데려간 하늘이 야속한 듯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자 배모(31)씨의 가족은 “수영을 잘하는 아들이 어디선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울릉도를 떠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일부 실종자 가족이 ‘펑’ 소리 후 소방헬기가 추락하는 영상을 수색 당국이 보여 줬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강서소방서에서 “사고 초기 다 함께 모인 장소에서 동영상을 보여 줬다”며 “헬기가 하늘 위로 날다가 갑자기 기울고 곧이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다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119소방본부 관계자는 “‘펑’ 소리가 나는 영상이 있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해 실종자 가족들 진술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출처가 다른 얘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도 “저희가 제공한 추락하는 영상은 전혀 없다”며 “KBS에서 찍은 영상도 이륙 전까지가 전부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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