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축사 “잊지 마! 한국에 널 기억하는 사람 있단 걸”
유튜브 주최 생중계 가상졸업식 참여
진 “느려도 한 걸음씩 성실하게 내디뎌”
미셸 오바마 “분노가 모이면 역사 바꿔”
유튜브가 주최해 8일 오전 4시(한국시간) 전 세계에 중계한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팝스타 비욘세,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과 함께 한국인 중에는 유일하게 방탄소년단(BTS)이 릴레이 축사에 참여했다.
멤버들은 12분간 또래 20대 졸업생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 리더인 RM은 “최근 우리도 중요한 계획들이 물거품이 되면서 혼란한 시간을 겪었고 그 불안과 상실감은 아직 저희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다”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음악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민은 “모두 잘 지내고 있으면 좋겠지만 조금이라도 괜찮지 않다면 온 마음을 다해 위로해 주고 싶다. 한국이라는 나라 서울이라는 도시에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꼭 기억해 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또 제이홉은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내가 잘하고 있는지 이대로 가면 실패하진 않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될 텐데 그럴 때는 내 인생을 이끄는 건 나 자신이라는 걸 꼭 기억하면 좋겠다”고 했다.
진은 고등학교 졸업식을 회상하며 “낯선 세상으로 나가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걸음이 느린 대신 남들보다 시간을 조금 더 들이는 습관을 갖게 됐다”며 “느려도 한 걸음씩 성실하게 내디디면 예전에 몰랐던 소중한 것들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축사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이어 졸업식 ‘애프터 파티’ 격인 온라인 공연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경쾌한 안무와 함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봄날’ 무대를 선보인 뒤 ‘소우주’로 대미를 장식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시위 국면에 있는 미국에선 연사로 나선 유명인들이 ‘변화를 위한 행동’을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희망이란 복권이 아니라 우리가 사용해야 하는 망치다. 유리를 깨고 경종을 울려 당장 행동으로 옮기자”며 “평화 시위는 애국적이지만 여러분의 열망을 구체적인 법과 제도로 바꾸려면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인 미셸도 “분노는 강력한 힘이다. 내버려 두면 마음을 좀먹고 혼란을 일으키지만, 모이면 역사를 바꾸는 원천이 된다”면서 “지금 진행되는 일은 여러분을 깨우는 모닝콜이자 믿기지 않을 정도의 기회”라며 행동을 촉구했다. 비욘세 역시 “우리는 변화의 바퀴를 굴리기 시작한 집단 감정을 목격했다. 진정한 변화는 여러분과 함께 시작됐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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