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그콘서트’ 21년만 중단…지상파 공개코미디 전멸
김태이 기자
입력 2020 05 14 15:56
수정 2020 05 14 15:56
“트렌드 변화 속 새로운 변신 준비…출연진은 유튜브행”
KBS는 14일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새로운 변신을 위해 ‘개그콘서트’가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연자들은 휴식기 KBS 코미디 유튜브 채널인 ‘뻔타스틱’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 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1999년 7월 18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2003년에는 시청률 30%에 근접하며 ‘국민 예능’으로 불렸다. 일요일 밤의 웃음을 책임지는 예능이자, 주말의 마무리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다.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김준호와 김대희부터 이수근, 박준형, 정종철, 송준근, 김병만, 박성광, 박영진, 윤형빈, 유세윤, 신봉선, 강유미, 안영미, 신보라 등 방송가에서 내로라하는 인기 개그맨들을 배출한 것도 바로 ‘개그콘서트’이다.
지금은 관찰 예능들이 장악한 KBS연예대상도 한때는 ‘개그콘서트’의 주 무대였다. 2003년, 2011년, 2012년, 2013년 등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만 4차례 차지했으며 백상예술대상과 한국방송대상도 휩쓸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공개 코미디 포맷 자체가 식상해지고, 야외 버라이어티와 관찰 예능 등으로 예능가 주류 장르가 넘어가면서 ‘개그콘서트’는 점차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1천회를 기념해 인지도 높은 선배 개그맨들이 복귀하고, 2주간 결방 강수까지 두며 대폭 개편을 시도했으나 시청률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무르다 최근에는 3%대(닐슨코리아)까지 폭락했다.
이번 ‘개그콘서트’의 사실상 종영으로 지상파에서 겨우 명맥을 이어오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전멸한 셈이 됐다.
KBS 2TV ‘스탠드업’이 공개 녹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는 하지만 스탠드업 코미디 장르라 여러 코너를 짜서 선보이는 기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비지상파 중 비슷한 포맷의 tvN ‘코미디빅리그’는 1%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코미디TV ‘스마일킹’도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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