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고도 100일 생존하며 피 빨아…‘빈대’ 서울까지 침투했다

최근 유럽지역 빈대로 골머리
인천·대구 이어 서울까지 비상

계명대 기숙사에 출몰한 빈대. 페이스북 캡처
빈대 나온 대학교 기숙사 방역
이 학교 기숙사에서는 지난 17일 한 학생이 빈대에게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연합뉴스
최근 유럽지역이 빈대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국내 사우나와 대학교 기숙사를 비롯해 서울 곳곳에서 빈대가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빈대는 흡혈 없이도 100일을 생존할 정도로 생명력이 길어 대처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역 전문 업체는 이번 달에만 서울 시내 25개구 중 13개구에서 총 24건의 빈대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부분 고시원과 가정집이었다. 주로 침대나 침구류, 가구나 벽의 틈새 등에서 보여 영어로 ‘베드버그’(bed bug, 침대 벌레)라고도 불린다.

질병관리청은 빈대 출몰과 관련 “빈대는 질병을 전파하는 매개체가 아니라서 역학조사를 하지 않는다. 다만 누리집에 빈대의 특성과 방제 방법을 게시했다. 빈대 물림 예방을 위해 침구에 퍼메트린 성분이 함유된 가정용 살충제를 뿌리고 모두 마른 뒤 환기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퇴치된 것으로 여겨졌던 빈대가 요즘 들어 다시 출몰한 이유는 국가 간 교역, 여행, 이민 등 증가가 그 이유로 꼽힌다. 빈대가 DDT 등 강력한 살충제에 내성이 생기고, ‘빈대 포식자’였던 바퀴벌레 개체 수가 줄어든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주현 교수는 최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국인이 해외를 방문했다가 귀국할 때 아니면 외국인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보통 여행가방이나 이삿짐 등과 함께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흡혈곤충인 빈대는 먹이를 먹지 않은 상태에서 90일에서 100일 정도 생존하며, 암컷 빈대는 몇 달 동안 살면서 한 100개에서 200개 정도 산란을 한다. 빈대는 모기랑 다르게 알에서 깨어난 순간부터 평생 사람의 피를 먹기 때문에 체감되는 번식력은 더 높다.

빈대에 물리면 가려움증도 심한데다 죽이기 어려워 정신적 스트레스도 굉장히 심하게 받게 된다. 김 교수는 “집 안에 여러 마리가 퍼져 있는 경우 개개인이 방제를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방역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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