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출장비 뇌물 여부 규명…후원금 ‘땡처리’도 수사

檢, 한국거래소 등 5곳 전격 압수수색

피감기관 돈, 대가성·직무 관련성 확인 선
관위,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 내주 회신
13일 검찰은 김 원장에게 출장비를 지원한 의혹을 받는 피감기관 및 관련 단체 5곳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국회의원 시절 대가성 해외출장 의혹을 받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조사하는 검찰 수사관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더미래연구소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돌아가는 모습.
연합뉴스
검찰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게 출장비를 지원한 피감기관 등을 13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한국거래소(KRX), 우리은행,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더미래연구소 등 5곳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김 원장에게 건네진 출장비의 정확한 성격을 규명할 방침이다. 뇌물죄 규명 여부가 검찰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전망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장은 19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시절 피감기관인 한국거래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우리은행의 지원으로 세 차례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해외 출장의 구체적인 성격과 일정을 살펴본 뒤 당시 출장이 공익적 성격인지, 외유성 성격인지를 규명할 방침이다. 아울러 김 원장에게 출장비를 건넨 피감기관과 김 원장 사이에 일종의 청탁이 있었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피감기관의 돈으로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확인해야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미래연구소가 압수수색에 포함된 것은 정치후원금 사용 의혹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더미래연구소는 김 원장이 주도해 설립한 정책연구기관으로 김 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2016년 5월 29일) 직전에 정치후원금을 몰아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미래연구소에 5000만원을 후원하는 등 국회의원 임기 막판 남은 정치후원금 3억여원을 사용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이날 청와대가 질의한 내용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전날 오후 6시 40분쯤 선관위에 전자문서 형태로 질의서를 보냈다.

선관위는 조사국 산하 조사2과에 배당해 질의 내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질의 내용을 담당할 조사2과는 정치자금법과 관련된 사안을 담당하는 곳으로, 일부 조사 권한도 가지고 있다. 선관위는 청와대의 질의 내용 가운데 ‘국회의원이 임기 말 후원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좌직원의 퇴직금을 주는 행위’가 정치자금법과 관련된 사안으로 보고 있다. 또 피감기관이 비용을 부담한 해외 출장,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의 해외 출장, 해외 출장 중 관광 등 나머지 3개 사안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해 다음 주 회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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