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방 압수수색 왜 하나 했는데… 숨은 ‘사인’ 찾기?
나상현 기자
입력 2018 10 04 17:40
수정 2018 10 05 02:15
사건 관계자 연락 서신·메모 확보 목적
‘인권침해’ 논란에 영장심사 거쳐 발부4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이뤄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서울구치소 수용실 압수수색을 비롯한 구치소 압수수색 시도는 최근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7월 사법농단 수사팀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구치소 수용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전에도 검찰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간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일당, 그리고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들의 구치소 수용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구치소 압수수색은 수감자를 대상으로 한 수사 과정에서 ‘통상 절차’라고 설명한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관계자들 사이에 연락이 오간 서신이나, 본인 입장을 정리해둔 메모지 등이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기, 책, 구치소 면회 기록 등이 증거 자료로 확보되기도 한다.
자기 방어권 행사가 어렵고, 사생활이 담긴 물품을 압수당하기 때문에 수감자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줄 수도 있는 구치소 압수수색이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애당초 압수수색 자체가 인권침해적 요소가 있는 강제수사”라며 “그렇기 때문에 법원의 영장심사라는 절차를 거쳐서 영장이 발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장경욱 변호사 역시 “압수수색에 앞서 구치소 물품이 범죄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검찰의 소명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과잉 수사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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