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도피’ 최규호, 숨어살며 매달 700만원 썼다

도피 도운 동생 최규성도 불구속기소

비교적 건강한 최규호 전 교육감
잠적 8년 만에 검거된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7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지검에서 교도소로 이동하고 있다. 2018.11.7 연합뉴스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8년간 숨어지내다 최근 구속된 최규호(71) 전 전북교육감이 도피 기간 병원비, 주식 투자 등에 매달 700만원을 쓰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지검은 최 전 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친동생 최규성(68)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도 추가로 불구속 기소하고 19일 수사내용을 공개했다.

최 전 교육감은 지난 2007년 전북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의 땅을 매입하는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최 전 교육감은 수사를 피해 종적을 감췄다가 지난달 6일 인천의 한 식당에서 8년 2개월 만에 붙잡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최 전 교육감은 2011년 4월쯤 인천에 자리를 잡았다. 20평형대 아파트 3곳을 옮겨다니며 살았다고 한다. 그는 교수 행세를 하며 테니스와 골프, 댄스, 당구 등 취미도 즐겼다.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연합뉴스
지병이 있던 최 전 교육감은 동생 최규성 전 사장과 도피생활 중 동호회 활동을 통해 알게 된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도피 생활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특히 동생 등 3명의 인적사항으로 병원 등 84곳에서 1026차례 진료를 받았다. 2130만원의 요양급여를 부정으로 수급한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최 전 교육감은 차명으로 만든 생활비 계좌 3개와 주식 계좌 5개를 이용했고 생활비로 매달 700만원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차명으로 수억원을 주식에 투자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도피 기간 최 전 교육감의 생활비 계좌 입금액은 총 4억 9000여만원에 달했다.

최 전 교육감은 검거 당시 아파트 보증금과 동호회 대여금, 주식계좌 잔액 등 1억 4000여만원을 보유 중이었다.

검찰은 동생인 최 전 사장에게 사기와 국민건강보험법·주민등록법·전기통신사업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또 최 전 사장의 지시를 받아 차명계좌 등을 제공한 비서실장을 비롯해 가명으로 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준 최 전 교육감의 동호회 회원 등 9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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