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영장 6번 반려→무혐의 처분… 석연찮은 윤우진 사건

윤우진 국내송환 직후 구속영장도 반려

警, 기소의견 송치… 1년 6개월 뒤 무혐의
檢 “관할 달라 대가성 없다” 봐주기 의혹
윤석열(가운데 뒷모습)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2013년 10월 국정감사 때 자신이 출석해 증언하는 영상을 모니터 화면으로 보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선 윤 후보자의 최측근인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한 봐주기 수사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거짓말 논란을 불러일으킨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은 경찰이 주장하는 부적절한 검찰 수사지휘의 대표적인 사례다.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검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윤 전 서장은 윤 후보자의 최측근인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이다. 경찰은 윤 국장의 영향력이 경찰 수사를 방해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검찰은 1년 반 후에야 무혐의 처분했다. 특히 검찰은 세무서 관할 문제를 이유로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드러나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2015년 2월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윤 전 서장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했다. 그는 마장동 육류수입업자 김모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현금 2000만원, 갈비세트 1000만원(100개), 골프 접대 4000만원을 받고 제3자에게 현금 6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현금은 김씨가 경찰에서 공여 사실을 인정했다가 검찰에서 진술을 번복해 신빙성이 없다고 봤고 제3자 뇌물수수는 지인 2명에게 전세금을 빌린 뒤 돌려줬다고 판단했다.

시기가 2010~2011년인 것으로 알려진 골프 접대는 사실관계는 인정되지만 대가성이나 직무 관계가 없다고 봤다. 당시 윤 전 서장이 영등포세무서장이었고, 김씨의 업체는 성동세무서 관할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윤 전 서장은 2010년 1~12월 성동세무서장을 지내다가 영등포세무서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1년 12월 용산세무서장으로 발령 났다. 골프 접대 시기와 성동세무서장 재직 시기가 겹치지 않더라도 직전 성동세무서장인 점을 감안하면 ‘관할이 겹치지 않아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한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둘의 인연이 2010년 초 성동세무서에서 시작됐는데 관할이 다르다는 이유로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세무업계에서도 직전 서장이라도 부하 직원들은 그대로 성동세무서에 남아 있어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과 경찰의 엇갈린 판단은 수사 초기부터 이어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범죄정보과의 첩보를 바탕으로 2012년 3월 내사에 착수했다. 골프 접대 장소로 알려진 인천의 스카이72 골프장을 압수수색한 뒤 ‘김씨가 윤 전 서장을 위해 골프장에 4000만원을 예치해 놨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반려됐다. 경찰이 총 13번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은 6번 반려했다. 윤 전 서장이 외국으로 출국한 뒤 체포돼 이듬해 4월 송환됐는데도 검찰은 구속영장을 한 차례 반려했다. 7월에야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압수수색 영장이 수차례 반려되다 보니 경찰 수사가 부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윤 전 서장은 2015년 4월 파면처분취소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주요 근거가 됐다.

윤 전 서장 봐주기 의혹에 대해 한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저축은행 비리 사건과 관련해 이철규 경기경찰청장을 구속한) 윤 국장과 고위 검사를 노리고 표적 수사, 별건 수사를 무리하게 한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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