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뒤 연금감액 위헌’ 변양균이 낸 헌법소원 기각

헌재 “범죄 자체가 부인되는 건 아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2007년 ‘신정아 사건’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변양균(71)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연금을 감액 지급하는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별사면이 됐다고 범죄 사실 자체가 부인되지는 않는 만큼 감액 규정을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변 전 실장이 “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퇴직급여 등을 감액하는 구 공무원연금법 64조 1항 1호는 헌법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변 전 실장은 과거 동국대에 예산 특혜를 내세워 신정아씨를 임용하게 하고, 신씨가 큐레이터로 일하던 성곡미술관에 후원금을 끌어다 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2009년 1월 대법원에서 신씨와 연관된 혐의들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았다. 다만 개인 사찰인 흥덕사 등에 특별교부세가 배정되게 압력을 넣은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이에 공무원연금공단은 변 전 실장에게 50% 감액한 퇴직연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변 전 실장은 2010년 형 선고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는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고, 이후에도 연금이 반액 지급되자 “퇴직급여 감액 조항에 사면·복권 등을 받은 경우를 달리 취급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직무상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공무원과 성실히 근무한 공무원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하고, 공무원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를 고려한 것”이라며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특별사면이 이뤄졌어도 범죄 사실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란 점도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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