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고우면 말고 지휘 이행하라” 추미애, 장고하는 윤석열 압박

秋장관 ‘검사장 회의 보고서’ 거부
하루 연가 내고 국무회의에도 불참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오른쪽) 검찰총장. 연합뉴스
수사팀 유지 속 특임검사 절충설도
검언유착 수사 검사 “진실 접근 중”

“검찰총장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장관의 지휘 사항을 문언대로 신속하게 이행하라.”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두고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과 대립하고 있는 추미애(62·14기) 법무부 장관의 의지는 견고했다. 추 장관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윤 총장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한편 특임검사 임명 등 검찰의 대안에 대한 거부 의사도 명확히 했다. 야당에서 제기한 ‘청와대 배후설’에 대해서는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이날 법조계의 촉각은 오전 10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가 열리는 청와대로 향했지만, 추 장관은 하루 연가를 내고 국무회의에 불참한 것은 물론 출근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법무부 청사 외 다른 공간에서 윤 총장의 선택지에 따른 추가 대응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은 연가 중에도 법무부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윤 총장을 압박했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이라도 본인, 가족 또는 최측근인 검사가 수사 대상인 때에는 스스로 지휘를 자제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그럼에도 검찰총장이 일방적으로 자문위원을 위촉하는 등 부적절하게 관여하면서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장의 지휘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법무부 장관이 바로잡지 못한다면 장관이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의 지적은 전날 대검이 법무부에 전달한 ‘검사장 회의 보고서’에 대한 거부에 해당한다. 장관 지시에 직접 답변하는 대신 ‘검사장 의견’ 형태의 서류 답변서를 제출한 윤 총장에 대해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대검은 지난 3일 진행한 검사장 회의를 토대로 ▲전문수사자문단 중단 수용 ▲총장의 수사지휘권 박탈 재고 ▲특임검사 임명 등의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법무부에 냈지만, 추 장관은 이를 보고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은 또 자신의 수사지휘권 발동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 공세를 하며 형사사법체계를 흔드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법무부가 민정수석실을 통해 문서로 사전에 보고 후 청와대로부터 승인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절충안’이 제기된다. 현 수사팀을 유지한 채 검사장급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를 진행하는 형태다. 이 경우 윤 총장은 물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수사 지휘에서 물러나게 된다.

한편 해당 수사를 진행 중인 정진웅(52·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검찰 구성원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면서도 “다수 주요 증거를 확보해 실체적 진실에 상당 부분 접근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수사팀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글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서 일부 검사는 수사팀의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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