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한동훈 검사장 언급에 패닉 상태”

이철 전 신라젠 대주주, 채널A 기자 재판에 출석해 증언

KBS는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려고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가 오보로 사과했다.
KBS 캡처
이철(55) 전 신라젠 대주주가 채널A 기자의 재판에 출석해 “한동훈 검사장이 언급돼 거의 패닉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스스로 ‘검언유착 의혹’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철 전 신라젠 대주주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와 백모(30) 채널A 기자에 대한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이씨는 “변호사가 한 검사장 이야기를 했다.(이 전 기자와 연결된) 검찰 고위 간부가 한 검사장이라고 이야기를 해서 다시 물어봤다”고 말했다.

검찰이 재차 “이 전 기자와 연결된 고위 인사가 한 검사장이 맞다는 이야기인가”라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씨는 “검찰 수사를 받을 때부터 한 검사장을 알고 있었고 한 검사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이라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한 검사장이 언급돼 거의 패닉 상태였다”고 했다.

다만 그는 변호사와 대화하던 중 어떤 맥락에서 한 검사장이 언급됐는지, 한 검사장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검찰이 “변호사로부터 (이 전 기자가) 한 검사장의 대화 내용이라는 녹취록을 보여줬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이씨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씨는 또 한 검사장이 연관됐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묻는 검사의 질문에도 “고위 인사가 한동훈이라는 이름이 맞다고 해서 놀랐다”고만 답했다.

이씨는 이어 “내 진술을 받아서 그 진술로 유력 정치인을 소탕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전 기자의 편지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앞서 이 전 기자가 이씨에게 5차례 편지를 보내 가족에 대한 수사 가능성 등을 들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정치권 인사들의 비리를 털어놓도록 협박했다고 보고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제보자X의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검찰은 이 전 기자의 배후에 한 검사장이 있다고 보고 수사했으나 한 검사장을 공범으로 기소하지는 않았다.

이날 재판에는 이씨의 대리인이자 ‘제보자X’로 알려진 지모(55)씨도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씨는 구속 수감중인 이씨를 대신해 이 전 기자를 만났다.

지씨는 현재 ‘제보자X의 제보공장’이란 제목으로 가면을 쓴 채 ‘윤석열 라인의 기원을 찾아서’ 등의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다.

이 전 기자 측에서는 MBC에 ‘검언유착’이라며 제보를 한 지씨가 협박성 취재를 하도록 기자를 유도한 뒤 속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씨 배후에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황희석 최고위원이 있었고, 이들과 유착한 MBC가 이 전 기자와 지씨의 만남을 보도해 한 검사장과 유착된 것처럼 몰아갔다는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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