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檢 ‘김학의 불법출금’ 기소 적법”

이규원 검사 “공수처에 재이첩했어야”
재판부 “檢 공소제기 위법 근거 못 찾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제기가 적법하지 않다”는 이규원(41·사법연수원 36기) 검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법재판소가 이 검사 측의 헌법소원을 각하한 데 이어 법원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재이첩 요구에 따르지 않고 이 검사를 기소한 검찰의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선일)는 15일 진행된 이 검사와 차규근(54·24기)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장의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제기가 위법하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확정적인 견해는 아니지만 본안 심리를 이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검사는 지난달 검찰의 공권력 행사가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제출했으나 각하 결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이날 “이 검사 공판 관련 사법부의 판단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이용구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 봉욱 당시 대검찰청 차장검사,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의 개입 정황을 추가로 적시한 검찰 측의 공소장 변경 신청도 받아들였다. 검찰은 “상급자의 관여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에게 면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돼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고검장의 사건을 이번 사건과 병합 심리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재판 말미에 공수처가 이 검사를 곧 추가 기소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해당 건에 대해 병합 심리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검사 측 변호인은 “공수처도 독립된 기관인데 법정에서 기소될 걸 단정적으로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 검사는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재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발 기획사정’ 의혹으로 입건돼 공수처와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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