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감금살인’ 피의자들, 때리고 굶기고 잠 안재웠다

서울서부지검, 고교동창 등 피의자 3명 기소
보복 살인·상해·강요·공갈·영리약취 등 혐의
오피스텔에서 친구를 감금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모 씨(왼쪽)와 안모 씨가 22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고등학교 친구를 감금해 고문에 가까운 폭행과 학대를 해 숨지게 한 마포 오피스텔 감금살인 사건의 피의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이상현)는 지난 8일 피해자를 약취한 후 두 달 이상 감금해 살해한 김모(20)씨와 안모(20)씨 등 2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이들이 피해자를 약취하도록 도운 또 다른 고교 동창 A(20)씨를 영리약취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동영상, 통화녹음 등을 분석해 심각한 수준의 폭력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더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안씨의 범행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두 사람은 피해자를 협박해 돈을 갚겠다는 내용의 허위 채무변제 계약서를 쓰게 하는 등 네 차례에 걸쳐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0월부터는 청소기 등으로 피해자를 수차례 때려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고 올해 5월에도 휴대전화로 때려 다치게 했다.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친구 A씨를 감금해 살인한 혐의를 받는 B씨가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6.15 연합뉴스
두 사람은 피해자가 아버지와 함께 자신들을 상해죄로 고소하자 보복하고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지난 3월 대구에 있던 피해자를 찾아가 서울로 데려왔다. 이후 피해자를 집에 가두고 고소를 취소하라고 강요하고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되파는 방법으로 578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생활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와 안씨는 올해 4~6월 3개월간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폭행하면서 케이블 타이로 신체를 결박한 다음 음식물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피해자가 지난달 초순 건강악화로 쓰러지자 화장실에 가두고 알몸인 피해자에게 물을 뿌리는 등 가혹행위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잠을 재우지 않는 등 고문 행위도 확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숨진 채 발견된 피해자의 몸무게는 34㎏의 저체중 상태였고 사인은 폐렴과 영양실조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3월 김씨와 안씨가 피해자를 대구에 데리러 갔을 때 피해자의 외출 시간을 알려줘 약취를 방조한 혐의로 B씨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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