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광복절 집회‘ 재판서 “실형 구형”vs“감염병법은 위헌”

검찰, 김재하 전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에 징역 1년 구형
김재하 “약자의 유일한 표현수단은 집회, 정부가 노동자 목소리 막아”

[수정본] ‘광복절 도심집회’ 감염병예방법 공판 마친 민주노총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재하 전 전국민주노총조합총연맹(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1회 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검찰은 김재하 전 위원장에게 징역 1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만 적용된 민주노총 관련자들에게는 200만원의 벌금을 구형했다. 2021.12.14/뉴스1
검찰이 지난해 광복절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방역 조치를 어기고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던 김재하(60)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14일 집회·시위에 관한 법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위원장과 민주노총 관계자 7명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에게 징역 1년과 벌금 300만원을, 나머지 7명에게 각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반면 민주노총 측은 집시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집회 제한은 위헌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한과 금지는 명백하고 상당한 위험이 있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행해져야 한다”며 “(감염병법에 따라 위임받은) 서울시의 고시 내용은 모든 집회를 일률적으로 금지해 과잉금지 원칙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법한 고시를 전제로 하는 공소사실은 성립할 수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 “피고인들은 집회를 진행하며 방역 수칙을 준수했고 보건당국 지침에 따랐으며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지도 않았으므로 설사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더라도 최대한 관대한 처벌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사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유일한 표현 방법이 집회”라며 “집회 참석자들은 방역 거리를 지키며 인도에서 꼼짝하지 않고 의사 표현을 했을 따름인데 정부의 공권력에 아쉬움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V를 틀면 연일 대선 후보가 나와 지지자들이 마스크도 안 쓰고 거리두기도 안 하고 연호하는 장면을 보고 과연 이 자리에서 어떤 심정이 들겠느냐”면서 “코로나19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된 것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이제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불평등이 아닌가 자괴감이 든다”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등은 지난해 8월 15일 종로 보신각 일대에서 2000여명이 참석한 ‘8·15 노동자대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서울시와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보수 단체가 주도한 광화문 광장 집회와 민주노총의 보신각 집회를 모두 금지했다.

재판부는 오는 1월 20일 1심 선고공판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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