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국민 기본권과 직결”…檢 수뇌부 불신임 의결도 논의

평검사회의 무슨 말 오갔나

전국서 207명 모여 무제한 토론
“文·金 면담 결과 해석 애매모호
상황 달라진 것 없어 긴장의 끈”
대검 TF, 검수완박 위헌성 검토

김오수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실에서 박광온 위원장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 법안 관련 면담에 앞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서울신문DB
서울중앙지검에서 19일 열린 전국 평검사회의는 전국 18개 지검과 42개 지청에서 207명의 검사가 참가해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열렸다.

19년 만에 열린 평검사회의에서 검사들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의정부지검 윤경 검사는 회의에 앞서 “개정안은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되는 것으로 내용과 절차 등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광범위하게 지적되고 있다”며 “형사사법 실무자로서 실무운용의 곤란함에 대한 입장을 공유하던 중 전국 평검사회의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평검사회의는 안건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무제한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검찰 수뇌부에 대한 불신임 의결 등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회의록을 대검에 전달해 공유하거나 내부망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평검사회의에 앞서 일선 검사들은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이후 검찰 지휘부가 ‘온건 대응’ 기조를 내놓자 상황 파악에 분주했다.

고검장들의 의견대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충실히 설명하면 된다는 낙관론도 나오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장 김 총장과 문 대통령의 면담 결과를 놓고선 해석이 알쏭달쏭하단 반응이 대다수였다. 지방의 한 검사장은 “검찰총장을 도와 국회에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고검장들 반응만 보면 마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당장 옷을 벗게 될지 모르는 사람들이 저러고 마는 게 수상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차장검사도 “면담 결과가 어떤 의미인지 해석이 애매하다”면서 “상황은 달라진 게 전혀 없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이 수사 지휘를 부활하고 수사권을 없애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총장이 개인 의견을 밝힌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20일 열리는 전국 부장검사 회의에서 검찰 지휘부에 힘을 실어 주며 단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일선 부장 사이에서는 대검이 국회를 설득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을 도와주자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검찰은 대검 공판송무부를 중심으로 검수완박 대응책 마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의 위헌성을 검토 중이다. 대검이 국가기관 자격으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거나 개별 검사나 수사관 등이 헌법소원을 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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