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가장 큰 문제는 ‘인권 수사 뒷걸음질’

검수완박 법안 관련해 인권 수사 우려 목소리

평검사들 “검수완박은 범죄방치법…국민 보호 어려워져”
19년만에 전국 단위 회의를 개최한 전국의 평검사 대표 207명은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며 검찰 수사의 공정성?중립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4.20 연합뉴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강조해온 ‘인권 수사’의 후퇴라는 지적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크로스체크’(교차 확인) 기능이 축소돼 인권 침해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현재는 수사 도중 법령 위반이나 인권 침해 등이 발생하면 검사가 경찰에 시정을 요구하고 그래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사건 송치 요구가 불가능해진다. 경찰이 결론을 내리는 대로 사건을 그대로 종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법안에 검찰이 체포·구속에 대해 석방을 요구할 시 경찰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풀어주도록 규정돼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경찰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면 손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억울하게 유치장에 갇혀도 경찰 판단을 뒤집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피의자가 검찰로 구속송치 된 상태에서 갑자기 진범이 나타나도 검사가 구속을 취소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가족이 상을 당하거나 심한 병을 앓아도 검사는 경찰에 구속집행정지를 요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지용 대검 형사부장이 20일 서울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진행된 검찰 보완수사 폐지 문제점에 대한 기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4.20 오장환 기자
법안에는 경찰의 독자적 구속기간을 현행 10일에서 20일로 늘리고 검사의 구속기간은 10일로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구치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시설과 인력이 부족해 수용자 처우가 열악한 유치장에 머무는 기간이 늘어난 것이다.

경찰은 체포된 피의자 소지품을 증거물로 압수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검사가 배제된다.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증거물을 계속 보관하거나 또는 이를 당사자에게 돌려주는 조치는 오직 경찰 판단으로 이뤄진다.
검수완박‘ 논란에 검찰총장직 사의 표명한 김오수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민주당의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추진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2022.4.17 뉴스1
최용훈 대검찰청 인권정책관은 20일 “(경찰 수사에서) 지나친 부분은 서류만 보고 파악하기 어렵고 직접 만나보고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하다가 이런 부분은 지나쳤구나 알 수 있다”면서 “현재 입법 움직임은 그런 기회를 막고 있어 많은 아쉬움과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인권운동기관 활의 랑희 활동가는 “검찰과 경찰의 상호 견제장치가 사라지게 된다”면서 “한쪽의 권한을 빼앗아 다른 곳에 주는 것만 생각하다보니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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