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위로금’이라더니…김만배 “회사 막내가 어떻게 50억 가져가”

대장동 재판서 정영학 녹음파일 재생

취재진 바라보는 김만배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주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들은 함께 곽상도 전 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자녀에게 거액의 돈을 줄 방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는 9일 열린 공판에서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파일에 대한 증거조사를 이어나갔다. 이날 공개된 51번째 파일은 2020년 10월 30일 김씨와 유 전 본부장, 정 회계사가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이다.

검찰은 “화천대유 직원도 비밀을 알기 때문에 입막음을 위해 280억원을 성과급으로 줘야 한다는 내용과 천화동인1호가 유 전 본부장 것이라는 걸 다른 사람도 알고 있고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준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직원들이 천화동인1호가 너라는 지칭은 안했지만 내꺼가 아니라는 건 다 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입막음 할 사람이 많다는 건 조금 더 조심했어야 했다”면서 “나는 금감원에서 분명히 옵티머스처럼 언젠가 나올 텐데 왜 안 나올까 만약 한 번 터지면 그 불꽃이. 왜 안 나오나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씨는 정 회계사에게 자문을 구하며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김씨가 “내가 동규한테 700억원을 만약에 이걸 줄 수 있는 게, 비상장 주식을 동규가 차렸는데 내가 그걸 비싸게 팔아서 할 수 있냐”고 묻자 정 회계사는 “가능한지 안 한지 법적으로 따져보면 된다”고 답했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곽 전 의원에게 거액 지급을 논의한 정황도 담겼다. 김씨가 “A씨(박영수 전 특검의 딸)와 곽상도 두 사람은 고문료로 안 되지”라고 말하자 유 전 본부장은 “아들한테 배당하는 식으로 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김씨는 “회사의 막내인데 50억원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이 “곽 선생님은 5억원도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하자 김씨는 “변호사비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답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변호사들이야 변호사비로 자문료로 주면 되니까”라면서 “나도 공부 피 터지게 해서 변호사 자격증 하나 따 놓을 걸 그랬나”라며 웃었다.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와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다. 곽 전 의원은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5차례 공판을 열어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정 회계사의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하고 있다.
ⓒ 트윅, 무단 전채 및 재배포 금지
연예의 참견
여기 이슈
갓생 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