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권 법무부 쏠림 안 돼… 공직자 구인난 올 것”

학계의 우려와 비판

민정수석실 없앤 의미 없어져
인사처 또는 독립기구 검증을
정치적 논쟁·소모전 가능성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오른쪽). 2022.05.19 김명국 기자
법무부가 공직 후보자 인사검증을 맡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 인사·조직을 연구해 온 학계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인사검증을 법무부가 관장하는 것은 권한분산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공직 후보 대상자들의 거부감이 커져 공직 후보자 구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김근세(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교수) 전 한국조직학회장은 26일 통화에서 “인사검증에선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 (인사 관련 정보와 권한이) 법무부로 너무 쏠리는 건 좋지 않다”면서 “업무관련성을 생각한다면 인사처에서 총괄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갈등관리 문제를 연구하는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도 “갈등관리 차원에서 여러 기관에서 다각도로 검증을 하는 게 좋다”면서 “인사처나 경찰, 국세청 등이 각자 후보자를 검증하고 그걸 교차검증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없앤 취지를 고려한다면 ‘인사의 분권화’를 더 고민해야 한다”면서 “기본적으론 인사처가 담당하는 게 맞지만, 신설하는 한국형 FBI에 맡기거나 아예 준독립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공직 후보자들의 수용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검찰 출신 한동훈 장관이 인사검증까지 아우른다는 데 거부감이 컸다.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을 지낸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예전 정부에서 청와대 인사담당자들 전화를 받아 본 적이 있는데 상당히 긴장됐던 기억이 난다”면서 “검사가 조사를 하고, 내 자료가 검찰로 갈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일 공직 후보자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사행정 업무 경험이 있는 공무원들도 불편함을 드러냈다. 한 공무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전례를 보면 인사검증을 이유로 검사한테 자료 제출하고 조사받는 데 흔쾌히 동의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했고, 또 다른 공무원은 “법무부가 인사검증을 맡게 되면 인사 자체가 정치화되고 불필요한 논란만 커지면서 공직 후보자를 찾는 데 애를 먹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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