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통화누설’ 강효상 전 의원, 1심 집행유예

강효상 전 의원 ‘집행유예’
의원총회 참석한 강효상 의원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9.5.29/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효상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부장 김태균)은 20일 외교상 기밀누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주미 한국대사관 참사관 A씨는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선고유예는 범죄 정도가 경미한 경우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일정 기간 후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강 전 의원은 2019년 5월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고교 후배 A씨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전달받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강 전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내용을 발표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이를 게재했다.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은 외교부 3급 비밀에 해당한다. 형법 113조는 외교상 기밀을 누설하거나 누설할 목적으로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은 합의된 내용이 공식 발표될 때까지는 기밀로 엄격히 보호해야 할 사항에 해당한다”며 “한미 정상이 방한 관련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통화 내용을 공개할 중대한 사유가 있거나 긴급한 사안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외교상 비밀의 내용과 중요성 등에 비춰 죄질이 무겁다”면서도 “다만 이 사건으로 특별한 외교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강 전 의원은 재판 직후 항소할 뜻을 밝혔다. 강 전 의원은 “이번 사건은 문 전 대통령이 공권력을 이용해 야당 의원과 공무원을 탄압하고 린치를 가한 사건”이라며 “미국으로부터 항의를 받거나 국가안보를 위배하는 일도 없었는데 처벌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후퇴이자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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