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와 관련 없더라도 ‘공무집행방해’…대법 파기환송

최초 신고내용과 큰 관련이 없는 업무내용이라도 경찰관이 근무 중인 상황에서 방해를 한다면 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는 지난달 29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모(53)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2016년 10월 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관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후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됐다. 당시 김씨는 주차문제로 이웃과 언쟁을 벌였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자신을 말리자 가슴을 밀치고 정강이를 두 번 걷어차는 등 폭행을 하고 욕설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민원인과 말다툼을 하던 경찰을 직무수행 중이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김씨가 주차 시비와는 무관하게 출동한 경찰관과 시비가 붙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1심과 2심의 결과는 정반대로 갈렸다. 1심 재판부는 “당시 김씨가 여전히 이웃과 시비가 끝나지 않아 경찰이 제지하지 않았다면 물리적 충돌이 가능할 수 있었다”면서 김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경찰과 피고인 사이에 시비가 붙었고 그 이후 폭행이 일어났기 때문에 직무집행 과정이 아니었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직무수행의 과정을 부분적으로 나눈 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며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경찰관이 신고를 받은 업무와는 다른 이유로 민원인과 다퉜더라도 넓게 보면 직무수행이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의 경우 여러 종류의 행위를 포괄해 일련의 직무행위로 파악해야 한다”면서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췄는지는 수사 주체에게 상당한 재량이 주어진다”고 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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