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 영주공장서 유독가스 누출…주민 긴급 대피
입력 2018 04 13 09:29
수정 2018 04 13 10:22
육불화텅스텐 마시면 호흡기 손상…현재까지 인명 피해 없어
일부 주민 “대피 방송 못 듣고 긴급 문자 1시간 뒤 받아” 항의경북 영주에 있는 SK머티리얼즈 가스 생산공장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주민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도 등은 누출량이 약 40㎏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육불화텅스텐은 물과 만나면 불산으로 변하고 들이마시면 호흡기가 심하게 손상될 수 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가스가 누출되던 밸브를 차단하고 3㎞ 안에 사는 주민 650명에게 긴급 대피하도록 유도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 피해는 없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작업자들이 있었으나 보호장비·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있어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K머티리얼즈는 현재 공장 인근 주민에게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고 휴대용 측정기를 이용해 인근 지역에 육불화텅스텐이 유출됐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애초 화재나 폭발사고란 신고가 있었으나 회사 측은 가스만 누출된 사고라고 밝혔다.
사고는 육불화텅스텐이 담긴 탱크에서 이어진 배관에서 발생했다.
배관에서 가스가 새 나온 이유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SK머티리얼즈는 “화재나 폭발이 아니라 육불화텅스텐이 누출된 것”이라며 “공기보다 무겁고 흰 연기처럼 보여서 사고 초기 화재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뒤 일부 주민은 이 회사를 찾아가 항의했다.
한 주민은 “사고가 난 지 1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7시 27분에서야 대피하라는 긴급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40대 주민은 “공장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사는데 대피 방송을 듣지 못했고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예전 사고 때와 달라진 것이 없어 불안해서 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신용식(52)씨는 “인근에 제일고, 영주여중, 서부초 등 학교가 3곳 있는데 학생들한테 교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다고 한다”며 “주민 대피 방송을 했다고 하는데 들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는 LCD와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특수가스를 만드는 업체다.
이 공장은 SK에 인수되기 전 OCI머티리얼즈 시절인 2012년과 2013년에도 여러 차례 폭발이나 화재 사고가 난 바 있다.
경찰은 사고 수습이 끝나는 대로 회사 관계자를 불러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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