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 04 13 15:06
수정 2018 04 13 16:20
소방차량도 1대 전소, 화학물질 공장이어서 화재 순식간 확산
13일 큰불이 난 인천 화학물질 처리 공장 일대는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이었다.
지상 3층 규모의 이 공장은 창문이 모두 깨지고 검게 그을렸다. 주변 담장은 화재폭발로 상당수 무너졌으며 일대 골목은 기름과 화학물질로 범벅돼 폐허를 방불케 했다.
골목 주변에 주차된 7∼8대의 차량은 모두 타거나 일부가 그을렸다. 이들 차량 중 1대는 소방차량이었다.
검은 연기는 공단 하늘을 뒤덮었으며 소방헬기들은 연신 연기를 뚫고 화재현장에 물을 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일대에는 메케한 냄새가 진동해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인근 공장 근로자 이모(45)씨는 “‘펑’하는 소리가 수차례 들려 나가보니 이 공장에 불이 나고 있었다”며 “소방차량 3대가 긴급히 도착했지만 갑작스럽게 불길이 인근 도로까지 갑자기 번지면서 소방차량 1대에 옮겨붙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른 목격자 김모(47)씨는 “불이 인근 왕복 2차로까지 번지면서 도로 건너편 건물 담장까지 번졌다”며 “다행히 소방대원들이 물을 뿌려대면서 번지는 것을 막아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폭발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이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소방대원들은 불을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일대 골목의 출입을 전면통제하고 소방관 438명을 비롯해 펌프차 28대, 구조 차량 11대 등 장비 94대를 화재현장에 투입했다.
소방대원들은 인근 건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고 소방호스를 건물로 들이대며 물을 뿌렸다. 인근 건물 옥상에 올라가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공장 창문과 출입문 등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다행히 소방헬기와 산림청 소속 헬기들이 공장 중심부에 연신 물을 뿌리면서 연기가 점차 잦아들었다.
하지만 소방대원들은 화학물질 폭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오후 2시 15분 현재까지 공장 내부 진입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연기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주변에서 진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오전 11시 47분에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화학 공장 2개 동, 도금공장 6개 동이 불에 타고 소방대원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가 발생한 화학 공장은 지정폐기물 중간 처리업체로 할로젠족 폐유기 용제·폐유·알코올 등을 재활용 처리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