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오징어가공업체 질식사고는 인재…안전장비 미착용

영덕 축산항 지하탱크서 질식 사고
연합뉴스
경북 영덕의 오징어 가공업체의 지하탱크에서 일하다 숨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마스크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오후 2시 30분 경북 영덕 축산면의 한 오징어 가공업체 지하 탱크에서 작업하던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질식해 쓰러져 이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쯤 사다리를 이용해 지하탱크에서 4명을 밖으로 구조했으나 태국인 A(42), B(28)씨와 베트남인 C(53)씨는 사망했다.

나머지 태국인 D(34)씨는 중태로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D씨는 의식은 없지만 호흡은 유지하고 있다.

이들 4명은 가로 4m, 세로 5m, 깊이 3m 콘크리트 구조로 된 지하 탱크에서 청소하다가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덕 축산항 지하탱크서 질식사고 ‘긴박한 구조현장’
10일 오후 2시 30분께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항 한 지하탱크에서 정비 작업 중이던 작업자 4명이 질식해 119 구급대원들이 구조를 하고 있다. 2019.9.10
뉴스1
공장 관계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덕소방서 측은 “탱크 안에는 오징어 내장 등 부패하는 물질이 30㎝ 정도 쌓여 있었고 근로자 4명은 엎어져 있었다”며 “구조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다른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부패하는 물질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에 4명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탱크 밖에 다른 안전 관리자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탱크는 업체 마당에 땅을 파고 콘크리트로 제작한 것으로 오징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를 저장하는 곳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지하 탱크에 한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나머지 3명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다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를 상대로 작업 과정과 작업 안전수칙 준수, 사전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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