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충돌’ 재판 출석한 박범계 “참으로 민망한 노릇”
이주원 기자
입력 2021 05 26 14:31
수정 2021 05 26 14:31
박 장관은 2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3차 공판기일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형사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것은 최초다. 앞서 박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보좌진 및 당직자 등 10명은 2019년 4월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앞 등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당직자 등의 목을 조르고 밀어내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역 의원이었던 박 장관도 야당 인사들을 폭행했다는 게 검찰의 조사 결과다. 검찰은 지난해 1월 박 장관 등 10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박 장관은 “법정에서 재판부에 과연 이 기소가 정당한 것인지 호소하려 한다”며 ‘정치적 기소’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 사건의 가해자라는 저와 동료 의원들, 피해자라는 분들 모두 다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진술도 없다”며 “피해자라는 분은 영등포경찰서에서 세 번이나 소환을 받았음에도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그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재판에 서는 것이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해충돌 여지가 없도록 몸가짐을 반듯하게 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 사건의 시작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재판을 통해서 검찰 개혁, 공수처, 국회 선진화법 등의 의미가 제가 존중하는 법정에 의해 새롭게 조명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11월 25일 마지막 공판이 열린 이후 세 차례나 연기되면서 6개월 만에 진행된다. 박 장관은 앞서 재판에서 “회의장을 봉쇄하려는 한국당 관계자들을 뚫기 위한 정당한 공무집행 행위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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